15장에서는 아드리안의 본격적인 음악에 대한 자신의 성찰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드리안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를 잘 안다. 자신을 성찰하는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것을 끌어주는 스승인 벤델 크레추마어가 큰 몫을 차지했다는 것도 감동적이다. 아드리안은 음악에 대해 작곡가의 안목을 갖고 있습니다. 뭔가 비결을 터득한 사람의 안목이지요. 문외한이나 적당히 즐기는 사람의 수준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모티프들 사이의 관계를 찾아내고, 문답식 문제를 풀 듯이 짧은 악절의 편성을 금방 척척 풀어내고, 전체와 내적 구조를 파악하는 그의 재능을 보면서 내 판단이 옳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지요. 그 친구가 아직 직접 작곡은 옳다는 확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