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9

화무소화분 (feat.금강경&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침대 근처에 법륜스님이 쓰신 금강경 강의와 반야심경을 놓고 새벽에 일어나 조금씩 읽기로 했다. 금강경이나 반야심경을 보면 불교가 과학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에 백번 공감하다. 부처님의 말씀은 참으로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부처님의 주옥같은 말씀은 삶을 살아가는데 힘이 되고 일상을 좀 더 지혜롭게 사는 안내서라고 여겨진다. 비록 종교 활동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고 있지만 부처님의 말씀은 진리이다. 많은 자기 계발서는 부처님의 말씀으로부터 나왔고 이것을 바탕으로 문학도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성경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성경에 관해 불경 보다 더 모르지만 성경의 말씀 또한 삶의 기본 지침이고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 철학이며 근간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철학이라는..

독서 기록 2023.05.25

일상의 기록 (feat. 스승의 날)

선생이랍시고 가르친 지도 20년이 되어간다. 오늘 스승이라고 시간 내서 연락 주고 말 걸어준 제자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바빠서 연락하지 못한 친구들도 문득 어느 날 나를 생각해 준다면 그 또한 감사하고 감사하다. 나도 이 만큼 성장하기까지 도와준 스쳐간 많은 스승들에게 인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유독 학생들에게 예술활동 하는 것을 권장하셨다. 그래서 학예회 때 의상 구해서 입고 연극했던 기억이 난다. 그 추억은 사춘기 때 남들처럼 공부해서 점수에 맞는 전공을 택하는 것이 싫어 연극 영화과 가겠다는 것까지 이어진다. 고등학교 입학해서 연극반에 못 들어가게 말린 엄마 때문에 하고 싶었던것을 하지 못했던 아쉬움과 반항심도 컸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누..

삶의 기록 2023.05.15

독서기록 (feat. 금강경 &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토마스만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까? 이 책을 두 번째 읽고 읽는 중이다. 확실히 두 번 읽으니, 처음에 모르고 지나쳤던 앞에 상황들이 뒷부분과 연결되면서 고개가 끄덕이지는 부분이 많다. 토마스 만이 이 소설에서 이 집안의 몰락에 대한 불행을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전부였을까? 그것만은 아니다. 극의 구조는 한 집안의 몰락 얘기를 다루고 있다. 몰락의 징조들이 이 책의 첫 장면, 새집으로 이사 온 부덴브로크 가족들의, 손님 초대 만찬과, 장남 고트홀트와, 차남인 영사와의 재산상의 갈등부터 뭔가 몰락의 징조들이 시작된다. 호화스러운 집과 왁자지껄한 초대 손님들과 만찬의 화려함, 이 이면에는 뭔가 이 집안에 짙은 어둠이 천천히 드리워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 부르주아 가정의 쇠퇴가 우리에게 주는 ..

독서 기록 2023.05.11

독서 기록 (feat.이탈리아 구두)

여행 가기 전 여행하는 나라의 문학을 찾아서 읽어 보는 편이다. 왠지 그러면 여행하는 나라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그 책을 가지고가 기내나 숙소에서 틈틈이 읽는 것도 여행의 일부가 되었다. 스톡홀름 여행 때는 헤닝 망겔의 를 읽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다. 젊었을 때는 두려움이 크다. 살아온 시절을 돌이켜 보면 걱정부터 하고, 결과가 좋지 않을까 봐 지레 짐작해서 하고 싶은 어떤 일들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나이가 들어서 그 당시 일들을 돌이켜 보면 두려움들로 감정 낭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하면 될 일을 쓸데없이 걱정하느라 에너지를 다 소진시켰다. 그런데 이것을 신의 섭리라고 해야 하나 우주의 섭리라고 해야 하나 그 두려워하던 일을 피했다 싶으면, 생각지도 못..

독서 기록 2023.05.08

일상의 기록 (feat 도심 공원)

2019년 독일 베를린 여행때 도심 공원 숲을 산책하면서 숲 근처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속으로 바란 것뿐인데 2019년 코로나 터지기 직전 예상치 않게 이사를 하게 되었다. 운 좋게도 아파트 주변에 숲이 있는 공원이 있어서 거의 매일 산책을 하고 있다. 도시 여행을 하면서 빼놓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면 도심 속 숲이 있는 공원을 가보는 것이다. 도심의 공원은 시민들 뿐 만 아니라 낯선 여행자에게도 좋은 안식처이기도 하다. 따스한 햇살과 함께 새소리 들으며 현지인처럼 돗자리 깔아놓고 커피 마시며 책도 읽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아니면 가벼운 조깅이라도 하면, 좋을 것이다. 숲이 있는 동네 공원길을 산..

삶의 기록 2023.05.07

깊이에 관하여

학문의 깊이가 있는 사람, 예술의 깊이가 있는 사람, 삶의 깊이가 있는 사람. 우리는 뭔가 깊이 있는 사람을 존경한다. 그럼 깊이 있다는 것은 위로 뻗어있다는 의미인가 아니면 아래로 깊숙하다는 의미인가. 건물을 높이 올리기 위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어두운 땅 밑을 깊이 더 파야만 한다. 높이 세우고 싶다면 더 아래로 깊이 파였지만 비로소 안정감과 균형감이 생긴다. 학문이든 예술이든 깊이가 있으려면 결국 기본기가 튼튼해야 된다는 말과 일치한다. 감기에 걸렸을 때 진통제만 먹어도 감기는 나을 수 있다. 그러나 감기에 자주 걸리고, 걸려도 잘 낮지 않고 회복 속도가 느리다면 즉 몸에 병이 깊어지면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해결이 안 될 수 있다. 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간구해야만 한다.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

삶의 기록 2023.04.26

스스로의 혁명

심리치료사인 친구가 해준 말, 자신의 정신 문제를 상담받은 후에도 반드시 내담자(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직시하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돈 주고 상담만 하면,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치료사가 고쳐 준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조한경의 에서, 환자가 약이나 의료기술이 자신의 병을 고쳐줄 수 있다고, 그것만 믿고 의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식이요법 운동 등 자신이 병을 고치려고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고는, 근본적인 자신의 병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먹는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면, 어떤 좋은 약을 먹은들 소용없다는 얘기였다. 사실 쉬운 것 같지만 어려운 일이다, 음식 조절한다는 것은. 독서도 마찬가지인듯하다. 진실된 다독가들이 일관되게 하는..

독서 기록 2023.04.20

반야심경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업식, 고정관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듯이 저마다 자기 업식을 통해 세상을 보고 판단하면서도 자기는 실상을 보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중략... 이와 같이 우리가 경험적으로 아는 세계 속에서 진리라고 믿었던 것이 사실은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진리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경험한 사실. 내가 믿는 종교, 내가 사는 나라와 지역을 바탕으로 형성된 윤리나 도덕은 절대적인 진리일 수 없습니다. 지금과 여기 나의 생각과 경험을 떠나 다른 조건에서는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옳고 그름이 생겨날 수 있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의 반야심경 강의 중에서- 법륜 스님의 반야심경은 스님의 금강경 강의보다는 쉽게 읽혔다. 금강경 강의도 다시 읽어보려고 마음먹고 ..

독서 기록 2023.04.17

자기검열

채식을 한다고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는다고 자신은 건강할 것이라 확신한다. 그런데 길 가다 넘어져 다리가 부러져 병원 신세를 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자신은 이익에 밝지 못한 사람이며, 자주 손해 보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입으로 말한다. 스스로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자기 것을 잘 챙기는 사람은 약삭빠른 사람이라고 말한다. 손해 보는 것과 약삭빠른 거 둘로 나눈다는 그 자체가 자기 거 (자기 생각) 잘 챙기는 것 아닌가. 원하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면 원하는 시기에 이루어질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진다. 현실은 예상치 않은 긴 시간이 걸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지속성의 힘에 대해서 들은 바가 없는 것이다. 남의 험담을 얘기하고 싶으면 자신은 타인에게 늘 좋은 사람이었나를 ..

삶의 기록 2023.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