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 10

이처럼 사소한 것들 (feat. 네 이웃을 가족처럼 사랑하라)

킬리언 머피 제작 주연으로 지금 상영되고 있는 영화 은 아일랜드 출신 작가 클레어 키건(1968~)의 단편 소설이다. 그녀의 다른 소설인 도 좋았다. 이 작품을 원작으로 제작된 "말없는 소녀"는 소설과 조금은 다른 시각이었다. 감독의 시각이 나쁘지 않았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책을 먼저 읽고 지난 주 영화를 관람했는데, 전작과는 다르게 영화는 상당히 원작에 충실한 것이 느껴졌다. 전체적인 영화의 템포감이 빠르지 않아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주인공 빌 펄롱을 연기한 킬리언의 명연기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집중하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고 다시 소설을 읽으니 처음 읽었을 때 놓치고 간 부분이 많았음을 알게 되었다. 장편 소설이 아님에도 이렇게 강한 메시지를 집약적으로 소설에서 보여준 클레어 키건의 ..

독서 기록 2024.12.29

지혜로운 삶 (feat. 꾸준함)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꾸준함을 실천하는 것”과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아는 것” “자기 자신을 다 스리 줄 아는 사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기”가 가장 어려운 듯하다. 이것들을 해내는 것이야말로 진정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꾸준함에 대한 중요성을 50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 독서를 통해서, 가르치는 일을 하는 내 직업을 통해서, 과거의 흑역사를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비로소 꾸준함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좌절하고 실패감을 맛본 이유가 꾸준함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말이 쉽지 꾸준함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간과하고 무시되기도 한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노력을 해야 되고 열심..

삶의 기록 2024.12.24

밀란 쿤데라의 <농담> (feat. 생각의 무거움)

소설 은 밀란 쿤데라의 첫 장편 소설이다. 작품의 배경은 체코슬로바키아 공산화가 이루어지던 당시 루드비크 헬레나 코스트카 야로슬라프, 이들의 삶과 그에 따른 변화에서 오는 경험의 이야기를 그들의 시각과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향한 관점은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여겨졌다. 각자가 생각하는 바가 옳다고 믿으며 자신들의 삶에 펼쳐진 상황들은 중요하고 진지하며 자신의 생각이 진리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의 주인공 루드비크는, 여자 친구의 환심을 사기 위해 별생각 없이 쓴 편지 속 농담으로, 반공산주의 사상자로 몰린다. 군대로 축출되어 강제 노역을 하는 노예의 삶을 살게 되지만 이 시기에 자신을 구원해 줄 여인 루치에를 만난다. 하지만 그녀와 사랑을 이어..

독서 기록 2024.11.18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기

구순 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급히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내려왔다. 아버지께서 다행히 정신은 맑으시지만 연세가 적지 않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구십 평생 단 한 번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없으실 정도로 건강하셨던 분이라 얼마나 아프시고 불편할지 생각해 보면 자식으로서 마음이 무겁다.결국 인생은 혼자 가는 거고 누구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다는 말을 병원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보니 실감했다. 당신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그 고통을 나눠가질 수 없는 노릇이다. 아버지께서 평생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말씀을 어머니께 하셨다고 한다. “여보 미안하오...” 아마 이 말은 지금 당신이 아파서 엄마가 힘들까 봐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60 평생 같이한 배우자에게 자존심 때문에 하지 못하고,..

삶의 기록 2024.11.11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feat. 조국애에 대한 환상)

영화 은 영국의 켄 로치 감독이 2006년 칸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은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의 분쟁을 그린 영화이다. 에서 10년 뒤 다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켄 로치 감독은 대영제국 훈장 수훈자로 지명되었으나 이를 고사했다고 한다.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과 그 세상을 바꾸고 싶은 그의 신념과 철학에 대한 확고함이 엿보이는 상황이다. 그의 영화에서는 주로 노동자 빈민 노숙자 등 사회에 소외된 이들이 나온다. 우리는 인터넷이나 매체, SNS등 부와 명성을 거머쥔 사람들에게 주목하며 그들에게 관심일 쏠리지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이야기는 실제적으로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미카엘 하네케, 다르데 형제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영화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드러내어 세상을 제대로 볼수 있는 눈을 키워주게 ..

영화 기록 2024.11.03

런던 여정을 마치며

이번 여행이 나에게 준 의미는 여행에 대한 앞으로의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을 거라는 점에서 보람 있다 하겠다. 더 이상 앞으로 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나에게 여행을 가지 못해서 오는 번뇌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과연 나는 괴롭지 않고 그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이번 런던 이후 또 다른 여행을 하는 기회가 감사하게 주어진다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고 한편으로 여행에 대한 갈망을 내려놓을 수 있겠다는 여유도 가지게 되었다.우선 오랫동안 비슷한 패턴으로 경험한 여행에(물론 조금씩은 변화가 있긴 있었지만)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여행하는 몇 년간 미술관 가는 것에 흥미가 생겨 그림 관련 책을 읽게 되고 우리나..

여행 기록 2024.10.26

런던여행2 (feat.공연 &전시)

오늘 런던 여행을 끝으로 내일 서울로 출국한다. 이틀 전 감기가 심하게 와 어제는 거의 못 움직이는 상태였다. 여행지에서 이렇게 심하게 아픈 적은 처음이라 속상했다. 늘 살아가면서 예기치 않은 상황에 맞닿았을 때 마음의 평정 상태와 그 상황에 벗어나려는 저항감에 나를 갉아 먹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안다.  감기 걸린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여행에서 이렇게 지하철을 많이 탄 적은 처음이었다. 시내 쪽 숙소가 비싸 중심가와 떨어진 곳을 찾다 보니 지하철을 자주 탔다. 런던 지하철 내부가 좁아 서울과 달리 낯설기도 했지만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 좁은 지하철 안에 다양한 민족이 모여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신기했고 그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삶 속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따뜻해지고 ..

여행 기록 2024.10.21

불멸 6 (feat. 문자반)

이 글로 밀란 쿤데라의 에 관한 글을 마무리할 것이다. 불멸을 2번 읽으면서 그의 초기작인 도 함께 읽었다. 많은 작가들이 다들 그렇겠지만 밀란 쿤데라 역시 세상을 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 , 이 세 작품에 관통하는 작가의 철학은 세상이 우리가 늘 보는 방식이 아닌, 또 다른 시각과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 이것이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무거운 삶의 무게를 덜어, 삶의 균형 감각을 찾고, 진정한 삶의 행복을 얻기 위함인 듯하다. 제대로 된 행복을 이해하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통찰을 힘을 우리에게 키워주기 위한 작가의 의지가 느껴져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의 6부 문자반에서 쿤데라는 삶은 재현된다고. 동일한 물결이 우리 삶을 관통한다는 것을 직시하라고 알려준다..

독서 기록 2024.10.06

<요셉과 그 형제들> 4 (feat. 교만)

거의 두 달 만에 쓰는 토마스만의 이다. 살림 출판사 6권짜리 이 장편 소설 중 1권 2권을 두 번씩 읽었고, 현재 3권 '이집트에서의 요셉 상'편을 읽고 있는 중이다. 독서를 하다 보면 한 권의 책에 집중하기보다는 다른 분야의 책을 함께 읽게 된다. 10월 11월 홍신자 무용가님의 수필 와, 제임스 네스터가 쓴 이라는 책을 읽었다. 홍신자 선생님의 글은 오래전 을 감명 깊게 읽은 기억이 있어 세월이 지난 지금 작가의 생각이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뮌헨에서 입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가독성이 좋았다. 그리고 은, 호흡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된 이후 호흡에 대해 매일 의식하며 생활 하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올바른 호흡에 대해서 다시 재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호흡이 얼마나..

독서 기록 2023.12.03

<요셉과 그 형제들>3 (feat.통찰)

이 소설에서 토마스 만은 문장과 문장 사이 생략된 간극의 내용이 많은 성경의 해석을 통해, 놀라운 상상력과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이런 예리한 통찰력이 실제로 성경에 생략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성경을 읽고 있지만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히브리어로 된 원전과의 차이는 당연히 있을 것이고, 이미 유태인인 모세가 구약을 썼을 때부터 자신의 민족에 대한 해석을 어느 정도 유리한 입장에서 기록 했을 것이다. 글과 글 사이에 여백들과 단어들이 여러 언어를 거치며 해석하고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류나 착오 혹은 윤색이 가해진 결과물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체 왜 하나님은 굳이 선악과를 먹지 못하게 강조했는지 그것을 먹으면 어떻게 되길래 그것을 못 먹..

독서 기록 202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