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록 17

영화 <아들> (feat.진정한 사랑)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들이 2002년 제작 각본 감독 한 은 배우 올리비에 구르메에게 칸, 남우 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올리비아 구르메는 재능 넘치는 다르덴 형제의 페르소나로 외에 작품들에서, 비중 있는 역할이 아니었지만, 각기 다른 인물을 멋지게 소화해 낸 존재감 있는 배우이다. 올리비에는 개성 강한 외모를 지닌 배우 라기보다는 마음씨 좋은 이웃 아저씨 같은 편안한 모습을 지닌 연기자다. 아마도 올리비에처럼 연기력이 받쳐 준다면 이런 평범한 이미지를 지닌 배우가 보다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데 유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의 올리비에는 도수 높은 안경을 쓰고, 사시 눈을 가진 남다른 감각을 지닌 목수로 나온다. 자신의 어린 아들을 죽인 살인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를 곁에 두고 직접 ..

영화 기록 2024.08.19

로나의 침묵 (feat. 침묵 속 사랑)

벨기에 출신 쟝 피에르 다르덴, 뤽다르덴 형제가 감독한 은 2008년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작품으로 이제껏 본 영화 중 가장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였다. 마약을 끊기 위해 고통을 호소하는 마약 중독자 클로디가, 자신과 위장 결혼한 로나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녀를 애타게 부르던 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와 에 출연했던 제레미 레니에는 마약 중독자 역할을 위해 15kg 이상을 감량했다고 한다. 말이 쉽지 비만한 몸이 아닌 상태에서 10kg 이상 뺐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클로디를 연기한 제레미는 모성 본능을 자극하고 순수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배우로서, 그가 연기한 마약 중독자 역할과 어린양 같은 이미지가 맞물려 극 속 로나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해 보였다. 마약 중독자 클로디와 위장 ..

영화 기록 2024.08.11

자전거를 탄 소년 (feat. 다르덴 )

지난주 에 관한 글을 올리며 다르덴 형제들이 감독하고 각본을 쓴 영화를 모두 보고 글로 정리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르덴 감독들의 영화 대부분은 길지 않고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 않는다. 영화에 지속적으로 그들이 일관되게 추구하는 특징이 있는데, 주인공은 영화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 위기의 해소가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인 결론은 아니다. 아주 가느다란 희망의 빛을 품고 있다. 그 희망의 빛이 강렬하지 않지만 삶을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절망의 늪을 앞으로 잘 헤쳐나갈 것이라는 신뢰를 관객에게 심어준다. 주인공들은 건널목 표시가 없는 차도를 늘 건너 다니는데 세상이, 혹은 신이 지켜주지 못하는 곳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 삶이 그러하듯, 아슬..

영화 기록 2024.07.28

다르덴 형제 (feat. 더 차일드)

요즘 칸 황금 종려상을 두 번 이상 받은 감독들 작품 위주로 골라 보고 있다. 는 벨기에 출신 장 피에르 다르덴(Jean-Pierre Dardenne), 뤽 다르덴(Luc Dardenne) 형제가 감독한 영화이다. 2006년 황금 종려상을 받은 이 작품은 본인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까지 하였다. 미카엘 하네케, 루벤 외스틀룬드, 켄 로치, 토마스 빈텐베르그, 고레에다 히로까즈, 같은 감독들은 직접 시나리오를 직접 쓰기에, 작가로서 세상을 바로 보는 남다른 관찰력과 통찰 그리고 이것을 시각화시켜 살아있는 인물로 탄생시키는 창조적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의 작품은 믿고 봐도 좋을 것이다. 시나리오 속 장면은 아니지만 동일한 쟁점을 지닌 장면들로 그렇게 연기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누가 소니..

영화 기록 2024.07.21

영화 <더 스퀘어> (feat. 관계의 미학)

스웨덴 출신 루벤 외스틀룬드는 2017년 , 2022년 으로 황금 종려상을 두 번 수상한 세계적인 영화감독이다. 이 두 작품 모두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한 영화로, 를 보고 난 뒤, 흥미가 생겨 도 챙겨 보았다. 일단 두 영화의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뛰어나 다큐보다 더 다큐 같은 느낌을 받았다. 거지역할을 맡은 단역부터,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는 작품의 몰입도를 상승시켰다. 이렇게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녹아, 조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이유는 전적으로 감독의 뛰어난 역량으로 보인다. 영화 초반부 주인공 크리스티안이 작품 "더 스퀘어' 전시 오픈 관련 연설 중에, 니콜라 부리오의 저서 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전시라고, 미술관에 모인 청중들에게 이야기한다. 니콜라 ..

영화 기록 2024.06.30

영화 더 헌트 (feat. 사슴 사냥이 주는 의미)

영화 는 2020년 작 에서 마르틴 역을 맡았던 덴마크 배우 매즈 미켈슨에게 2012 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 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이 두 작품 모두 가 각본을 쓰고 감독 한 작품으로 두 작품 모두 매즈 미켈슨과 토마스 빈텐베르크의 대표 작품이 아닐까 싶다. 5년 전쯤에 관람했던 작품이지만, 지금 보니 무심코 지나쳤던 내용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빈틈없는 극 구성으로 스토리가 세밀하게 잘 짜여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이혼남 루카스는 자신이 사는 동네 유치원 보조 교사로 일 하고 있다. 유치원 아이들은 유독 루카스를 좋아하고 어린 시절 친한 친구 딸인 클라라도 그 유치원을 다닌다. 클라라는 따듯하고 친절한 루카스와 그의 개 패니를 잘 따르지만, 루카스는 어린 소녀 클라라의 적극적인 감정 표..

영화 기록 2024.06.16

영화 어나더 라운드 (feat.죽음, 삶의 의지)

덴마크 출신 토마스 빈터베르크 감독과 배우 매즈 미켈슨이 주연한 영화 는 그들의 전 작인 못지않게 감동을 주는 명작이다. 무엇보다 배우가 되기 전 무용을 했던 마르틴역, 매즈 미켈슨의 춤 실력은 이 영화 엔딩씬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어 영화의 깊이를 더해준다. 오래전에 를 감명 깊게 보고 매즈 미켈슨에게 반했었는데 그의 매력은 나이 들수록 더 짙어지는 듯하다. 토마스 빈터베르크 감독이 매즈 미켈슨의 매력 포인트를 잘 알고 끌어준 이유도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 마르틴의 삶은 더할 나위 없이 무료(無聊)하고 우울하다. 야간 근무를 하던 아내와도 권태로운 관계를 이어가고 아이들에게도 의욕적으로 대하지 못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학교에 재직 중인 동료 니콜라이..

영화 기록 2024.06.09

환상의 빛 (feat.욕망에 대한 환상)

영화 은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을 원작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감독하고 1995년 베니스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를 본 후 바로 원작 소설을 사서 읽어보았다. 여 주인공 유미코가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담담한 서간문 형식의 소설이었다. 영화도 원작과 다르지 않게 보는 내내 차분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영화를 볼 때보다 소설이 더 구체적으로 내용이 다가오긴 했지만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주제를 고레에다 감독은 시각적 영상을 통해 전달해 주는 명장면이 있었다. 달리는 기차가 오는 신호를 표해주는 차단봉을 무시하고 훔친 자전거를 탄 이쿠오가 기차가 지나가는 옆에서 달리는 기차와 경쟁하듯 자전거 페달을 밟는 장면이다. 이쿠오는 더 전진하지 않고 오던 방향으로 다시 되돌아간다...

영화 기록 2024.05.26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 (feat. 데이비드 봄의 "On Dialogue")

"인간은 생각할 때 자유롭게 생각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사용하여 판에 박힌 틀과 고정틀에 들어있는 생각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소설 에 나오는 토마스 만의 통찰이다. 이 통찰은 디팩 초프라, 데이비드 봄, 크리슈나무르티가 가장 핵심적으로 지적하는 문제이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받아들이고 굳게 믿고 있는 것들이 알고 보면 사실이 아니고 이 사실이야 말로 사실을 방해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경감심을 가져야 한다고 그들은 말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감독한 영화 에서 괴물은 바로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로 보는 편견과 선입관이 얼마다 다른 사람들에게 문제를 일으키고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것이야말로 실체가 없어 파괴력 강한 괴물임을 미나토와 요리, 두 어린 소년의 순수하고 마음 아픈 사..

영화 기록 2024.05.19

미카엘 하네케 <피아니스트> (feat. 토마스 만)

미카엘 하네케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 하나는 독일 작가 토마스 만과 어딘가 닮아 있다는 것이다. 그 둘의 공통점은 독일 출신이라는 것 외에도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세상을 통찰하는 대단한 능력자들이며, 그 두 대가의 영상과 글들은 상당히 절제되어 있다. 내재되어 있는 에너지는 폭발적이나 그 에너지가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져 있다는 것 또한 두 사람의 매력이다. 드라마 구성이 논리적이고 빈틈없이 짜 맞춰져 있는 느낌을 받지만 반대로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들도 있다. 이 두 대가는 무의식의 세계를 중요시하고 재생과 반복되는 패턴의 연속적인 삶을 알고 그 안에서 인간의 삶을 통찰한다. 두 사람 모두 철저하게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연민의 정을 지닌 따뜻..

영화 기록 2024.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