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록 20

영화 <더 길티> (feat. 편견)

영화 는 스웨덴 출신 젊은 영화감독인 구스타브 몰로 작품이다. 한 시간반이 안 되는 러닝 타임인 이 영화는 에서 걸려온 의문의 전화를 받고 아스가르라는 경찰이 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긴박감 넘치게 보여주는 영화이다. 참신한 소재와 아스가르 역을 맡은 스웨덴 출신 배우 야곱 세데르그렌의 에너지 넘치고 섬세한 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다음 날 자신의 재판이 열릴 예정인 경찰관 아스가르 흘름은 이 일로 경질되어 긴급신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업무가 끝나 퇴근 시간이 되어 갈 무렵 이벤이라는 여자의 다급한 전화가 아스가르에게 걸려온다. 횡설수설하는 여자의 말에 아스게르는 그녀가 납치되었음을 감지한다. 다음 날 진행될 자신의 재판에 대한 걱정으로 일에 집중하지 못하던 그는 ..

영화 기록 2024.12.01

영화 <원스> (feat. 영혼을 공유하는 사랑)

영화 원스는 아일랜드 출신 존 카니가 감독한 영화이다. 작품 속 아름다운 음악은 남녀 주연배우인 글렌 핸사드와 마르케다 이글로바가 직접 불렀다는데, 이 매력적인 음악들은 두 남녀의 사랑에 대한 메시지가 구구절절이 녹아있다. 한 시간 반이 안 되는 영화는 극적 긴장감도 없고 화려한 사랑 이야기도 없다. 10년쯤 개봉 당시 관람했던 기억의 잔상은 잔잔한 영화의 묘한 매력에 빨려 들어갔던 거 같다. 10년이 지나 영화를 다시 보면 어떤 점이 다르게 보일까 라는 호기심이 생겨서 챙겨 보게 되었다. 10년 전 관람 때는 이 둘의 사랑이 이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었다면 지금은 이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사랑의 깊이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점이 더 좋아 보였다. 이별의 아픔이 10년 전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면 지금..

영화 기록 2024.11.25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feat. 조국애에 대한 환상)

영화 은 영국의 켄 로치 감독이 2006년 칸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은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의 분쟁을 그린 영화이다. 에서 10년 뒤 다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켄 로치 감독은 대영제국 훈장 수훈자로 지명되었으나 이를 고사했다고 한다.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과 그 세상을 바꾸고 싶은 그의 신념과 철학에 대한 확고함이 엿보이는 상황이다. 그의 영화에서는 주로 노동자 빈민 노숙자 등 사회에 소외된 이들이 나온다. 우리는 인터넷이나 매체, SNS등 부와 명성을 거머쥔 사람들에게 주목하며 그들에게 관심일 쏠리지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이야기는 실제적으로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미카엘 하네케, 다르데 형제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영화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드러내어 세상을 제대로 볼수 있는 눈을 키워주게 ..

영화 기록 2024.11.03

영화 <아들> (feat.진정한 사랑)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들이 2002년 제작 각본 감독 한 은 배우 올리비에 구르메에게 칸, 남우 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올리비아 구르메는 재능 넘치는 다르덴 형제의 페르소나로 외에 작품들에서, 비중 있는 역할이 아니었지만, 각기 다른 인물을 멋지게 소화해 낸 존재감 있는 배우이다. 올리비에는 개성 강한 외모를 지닌 배우 라기보다는 마음씨 좋은 이웃 아저씨 같은 편안한 모습을 지닌 연기자다. 아마도 올리비에처럼 연기력이 받쳐 준다면 이런 평범한 이미지를 지닌 배우가 보다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데 유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의 올리비에는 도수 높은 안경을 쓰고, 사시 눈을 가진 남다른 감각을 지닌 목수로 나온다. 자신의 어린 아들을 죽인 살인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를 곁에 두고 직접 ..

영화 기록 2024.08.19

로나의 침묵 (feat. 침묵 속 사랑)

벨기에 출신 쟝 피에르 다르덴, 뤽다르덴 형제가 감독한 은 2008년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작품으로 이제껏 본 영화 중 가장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였다. 마약을 끊기 위해 고통을 호소하는 마약 중독자 클로디가, 자신과 위장 결혼한 로나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녀를 애타게 부르던 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와 에 출연했던 제레미 레니에는 마약 중독자 역할을 위해 15kg 이상을 감량했다고 한다. 말이 쉽지 비만한 몸이 아닌 상태에서 10kg 이상 뺐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클로디를 연기한 제레미는 모성 본능을 자극하고 순수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배우로서, 그가 연기한 마약 중독자 역할과 어린양 같은 이미지가 맞물려 극 속 로나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해 보였다. 마약 중독자 클로디와 위장 ..

영화 기록 2024.08.11

자전거를 탄 소년 (feat. 다르덴 )

지난주 에 관한 글을 올리며 다르덴 형제들이 감독하고 각본을 쓴 영화를 모두 보고 글로 정리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르덴 감독들의 영화 대부분은 길지 않고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 않는다. 영화에 지속적으로 그들이 일관되게 추구하는 특징이 있는데, 주인공은 영화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 위기의 해소가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인 결론은 아니다. 아주 가느다란 희망의 빛을 품고 있다. 그 희망의 빛이 강렬하지 않지만 삶을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절망의 늪을 앞으로 잘 헤쳐나갈 것이라는 신뢰를 관객에게 심어준다. 주인공들은 건널목 표시가 없는 차도를 늘 건너 다니는데 세상이, 혹은 신이 지켜주지 못하는 곳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 삶이 그러하듯, 아슬..

영화 기록 2024.07.28

다르덴 형제 (feat. 더 차일드)

요즘 칸 황금 종려상을 두 번 이상 받은 감독들 작품 위주로 골라 보고 있다. 는 벨기에 출신 장 피에르 다르덴(Jean-Pierre Dardenne), 뤽 다르덴(Luc Dardenne) 형제가 감독한 영화이다. 2006년 황금 종려상을 받은 이 작품은 본인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까지 하였다. 미카엘 하네케, 루벤 외스틀룬드, 켄 로치, 토마스 빈텐베르그, 고레에다 히로까즈, 같은 감독들은 직접 시나리오를 직접 쓰기에, 작가로서 세상을 바로 보는 남다른 관찰력과 통찰 그리고 이것을 시각화시켜 살아있는 인물로 탄생시키는 창조적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의 작품은 믿고 봐도 좋을 것이다. 시나리오 속 장면은 아니지만 동일한 쟁점을 지닌 장면들로 그렇게 연기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누가 소니..

영화 기록 2024.07.21

영화 <더 스퀘어> (feat. 관계의 미학)

스웨덴 출신 루벤 외스틀룬드는 2017년 , 2022년 으로 황금 종려상을 두 번 수상한 세계적인 영화감독이다. 이 두 작품 모두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한 영화로, 를 보고 난 뒤, 흥미가 생겨 도 챙겨 보았다. 일단 두 영화의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뛰어나 다큐보다 더 다큐 같은 느낌을 받았다. 거지역할을 맡은 단역부터,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는 작품의 몰입도를 상승시켰다. 이렇게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녹아, 조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이유는 전적으로 감독의 뛰어난 역량으로 보인다. 영화 초반부 주인공 크리스티안이 작품 "더 스퀘어' 전시 오픈 관련 연설 중에, 니콜라 부리오의 저서 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전시라고, 미술관에 모인 청중들에게 이야기한다. 니콜라 ..

영화 기록 2024.06.30

영화 더 헌트 (feat. 사슴 사냥이 주는 의미)

영화 는 2020년 작 에서 마르틴 역을 맡았던 덴마크 배우 매즈 미켈슨에게 2012 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 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이 두 작품 모두 가 각본을 쓰고 감독 한 작품으로 두 작품 모두 매즈 미켈슨과 토마스 빈텐베르크의 대표 작품이 아닐까 싶다. 5년 전쯤에 관람했던 작품이지만, 지금 보니 무심코 지나쳤던 내용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빈틈없는 극 구성으로 스토리가 세밀하게 잘 짜여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이혼남 루카스는 자신이 사는 동네 유치원 보조 교사로 일 하고 있다. 유치원 아이들은 유독 루카스를 좋아하고 어린 시절 친한 친구 딸인 클라라도 그 유치원을 다닌다. 클라라는 따듯하고 친절한 루카스와 그의 개 패니를 잘 따르지만, 루카스는 어린 소녀 클라라의 적극적인 감정 표..

영화 기록 2024.06.16

영화 어나더 라운드 (feat.죽음, 삶의 의지)

덴마크 출신 토마스 빈터베르크 감독과 배우 매즈 미켈슨이 주연한 영화 는 그들의 전 작인 못지않게 감동을 주는 명작이다. 무엇보다 배우가 되기 전 무용을 했던 마르틴역, 매즈 미켈슨의 춤 실력은 이 영화 엔딩씬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어 영화의 깊이를 더해준다. 오래전에 를 감명 깊게 보고 매즈 미켈슨에게 반했었는데 그의 매력은 나이 들수록 더 짙어지는 듯하다. 토마스 빈터베르크 감독이 매즈 미켈슨의 매력 포인트를 잘 알고 끌어준 이유도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 마르틴의 삶은 더할 나위 없이 무료(無聊)하고 우울하다. 야간 근무를 하던 아내와도 권태로운 관계를 이어가고 아이들에게도 의욕적으로 대하지 못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학교에 재직 중인 동료 니콜라이..

영화 기록 2024.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