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기록 7

미술 사랑(feat 빈센트 반 고흐)

미술에 관심이 있기 시작한 것은 한 6년 7년쯤 된 일이다. 주위에 변화가 올 때는 천천히 변화가 오기도 하지만 한꺼번에 그 변화가 밀려오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독서와 여행과 미술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게 된 것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미술 작품에서의 시작은 런던 여행 때 방문한 ‘내셔널 갤러리’에서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관람했을 때이다. 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이지만 렘브란트의 자화상 안에서 그의 영혼을 본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 이후 서양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E.H. Gombrich의 을 읽었다. 참 신기하게도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시발점은 렘브란트와 고흐의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아 미술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런 경우이다. 그렇게 두 대가를..

삶의 기록 2023.06.11

일상의 기록 (feat. 혼자만의 시간)

혼자 있는 고독이 이제는 좋다. 여러 사람들이랑 있다 보면 피로도가 높고 자주 사람을 만나다 보면 에너지가 소진된다. 나이가 들어서 이런 변화가 찾아왔다. 이 변화가 있기 전에는 밤에 혼자 집에 있지도 잘 못했을 뿐만 아니라 비행기를 혼자 탄다는 것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그런 때가 있었다. 안용태의 에 나오는 글이다. 고독은 혼자일 때 찾아드는 감정이 아니라 혼자이고자 하는 자발적 태도이자 의지이다. 세상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혼자됨을 선택해 자신의 지친 마음과 영혼을 돌보는 시간에 대한 구체적인 욕망이다. 이제는 혼자 산책하고 혼자 책 보고 혼자 여행 다니고. 혼자 잘 논다. 주위에 나이가 들었어도 혼자 식당에 가서 밥 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누가 꼭 있어야 뭔가를 할 수 ..

삶의 기록 2023.06.02

일상의 기록 (feat 닥터 포스터)

장안의 화제 드라마였던 JTBC의 의ㅡ 원작 드라마, 영국 BBC 를 보았다. 우리나라가 방연 한 김희애 주연의 는 뭔가 불륜에 드라마가 포커싱이 돼있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영국의 는 한 여자가 가정을 이루고 애를 낳고 일을 하면서 겪게 되는 성장이야기로 여겨졌다. 남편의 외도, 이혼, 자식의 양육 문제 이것들은 드라마의 부수적인 소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각자의 안경을 끼고 그 안경을 통해서 본 세상을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안경도 나와 같은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착각하고 세상을 살아간다. 기둥이 빨갛게 보이고 파랗게 보이는 것은 내 안경 색깔 때문입니다. 내 눈에 그렇게 보이고, 내가 그렇게 알고, 내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실제 기둥 색깔이 빨간지 파란지는 알 수 없습니다... 빨갛게..

삶의 기록 2023.05.29

일상의 기록

하나의 그릇에 물을 담고 싶을 때 물이 많아 넘치려고 한다면 그 물을 좀 버려야 한다. 그릇에 딱 맞게 물을 채울 수 없다. 물이 담기려면 그릇보다 작게 물을 담아야 한다. 우리 삶도 그런 것 같다. 다 가지고, 다 되고, 다 안되고, 다 나쁘고, 다 좋고... 이런 것은 없다. 우리는 인식상 완벽한 그 무엇이 있다고 착각한다. 진정한 ‘Perfect'는 그릇에 맞는 적당한 양의 물을 담는 것이 완전한 것이다. 꽉 채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여유가 있어야 안정감이 더 있고 자연스럽다. 우리는 삶에서 늘 부족함을 느낀다. 뭔가 꼭 채워진 삶을 살기를 원하고 그리고 그 삶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넘치는 삶을 살려고 하면 탈 나기가 쉽다. 과유불급이란 말처럼 정도를 지나치면 아니한 것만 못하게 된다..

삶의 기록 2023.05.24

일상의 기록 (feat 햇살좋은 날)

일주일 동안 감기로 골골 되다가, 오늘 드디어 몸이 개운해졌다. 아픔만큼 성숙해진다고, 모닝루틴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타이트하게 채찍질하던 나를 좀 내버려 두기로 했다. 영 루틴을 제대로 못해내니 한구석 찝찝한 마음 있지만 다시 루틴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지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며 집 앞 숲 공원에서 햇살 가득한 벤치에 앉아 글 쓰면서 평화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다. 이곳으로 이사 온 지 햇수로 4년이 흘렀다. 이 4년 동안 숲에 나무들이 그 전해 보다 봄이 되면 잎사귀가 무성해지고 눈에 띄게 일 년 전 보다 더 자라 있다는 것을 느낀다. 새들이 여기저기서 지저귀고 초록 냄새가 내 머리를 시원하게 해 주니 이보다 더 행복하고 좋은 것은 없다. 자연이 주는 햇빛과 비와 눈으로 잘 살아가는 숲 속 생..

삶의 기록 2023.05.16

일상의 기록 (feat 도심 공원)

2019년 독일 베를린 여행때 도심 공원 숲을 산책하면서 숲 근처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속으로 바란 것뿐인데 2019년 코로나 터지기 직전 예상치 않게 이사를 하게 되었다. 운 좋게도 아파트 주변에 숲이 있는 공원이 있어서 거의 매일 산책을 하고 있다. 도시 여행을 하면서 빼놓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면 도심 속 숲이 있는 공원을 가보는 것이다. 도심의 공원은 시민들 뿐 만 아니라 낯선 여행자에게도 좋은 안식처이기도 하다. 따스한 햇살과 함께 새소리 들으며 현지인처럼 돗자리 깔아놓고 커피 마시며 책도 읽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아니면 가벼운 조깅이라도 하면, 좋을 것이다. 숲이 있는 동네 공원길을 산..

삶의 기록 2023.05.07

일상의 기록 (염색 & 커피)

나이를 잘 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잘 늙어야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면서도 주위에 부모님을 비롯해서 어른들을 보면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외형에서 아름다움이 사라지고 있다는 인식을 하면서 한 살이라도 더 젊어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염색을 하고 피부에 주사를 맞고 좋은 화장품을 바르고, 이것에 대해서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사실 70, 80대에 머리가 검은색이어서 더 젊어 보인다 하더라도 그것이 왜 좋은 것일까. 다른 사람이 젊어 보인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면 기분이 좋기는 하다. 그것을 위해서 돈을 쓰고 몸에도 안 좋다는 염색을 하지만 뭔가 보상받는 느낌도 든다. 나 보기에도 좋다. 거울을 볼 때면 스스로 내 나이를 잠시 잊어버리고 활기찬 젊은 ..

삶의 기록 2023.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