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을기록하다 106

런던여행 2(feat.공연 &전시)

오늘 런던 여행을 끝으로 내일 서울로 출국한다. 이틀 전 감기가 심하게 와 어제는 거의 못 움직이는 상태였다. 여행지에서 이렇게 심하게 아픈 적은 처음이라 속상했다. 늘 살아가면서 예기치 않은 상황에 맞닿았을 때 마음의 평정 상태와 그 상황에 벗어나려는 저항감에 나를 갈아먹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안다. 감기 걸린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여행에서 이렇게 지하철을 많이 탄 적은 처음이었다. 시내 쪽 숙소가 비싸 중심가와 떨어진 곳을 찾다 보니 지하철을 자주 탔다. 런던 지하철 내부가 좁아 서울과 달리 낯설기도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 좁은 지하철 안에 다양한 민족이 모여 있는 것도 살아간다는 것에 신기했고 그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따뜻해지고 뭔가 위로가 ..

여행 기록 17:10:09

가을 여행 (feat. 런던에서)

런던으로의 여행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2016년에는 학생들과 연극 작업 때문에 런던 국립극장에서 하는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서 일주일도 채 안 되는 일정을 잡고 왔었고, 2017년에는 런던 일정을 빡빡하게 잡고 벨기에 겐트에 다녀왔다. 그래서 그런지 그때 관람했던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나 테이트 모던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기록을 잘 남기지 않아서 더 그랬을 것이다. 이번 여행에 아쉬운 점은 런던의 공연표가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물론 좋지 않은 자리로 예매하면 별 문제는 없겠지만 그래도 비싸졌다. 슈퍼의 장바구니 가격은 우리나라 보다 비싸지는 않은 듯하다. 특히 과일 가격과 야채 가격은 우리나라 보다 오히려 싸다는 생각이 든다. 날씨는 확실히 이곳이 서울보다 춥다. 재미있는 것은 롱패딩을..

여행 기록 2024.10.14

불멸 6 (feat. 문자반)

이 글로 밀란 쿤데라의 에 관한 글을 마무리할 것이다. 불멸을 2번 읽으면서 그의 초기작인 도 함께 읽었다. 많은 작가들이 다들 그렇겠지만 밀란 쿤데라 역시 세상을 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 , 이 세 작품에 관통하는 작가의 철학은 세상이 우리가 늘 보는 방식이 아닌, 또 다른 시각과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 이것이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무거운 삶의 무게를 덜어, 삶의 균형 감각을 찾고, 진정한 삶의 행복을 얻기 위함인 듯하다. 제대로 된 행복을 이해하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통찰을 힘을 우리에게 키워주기 위한 작가의 의지가 느껴져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의 6부 문자반에서 쿤데라는 삶은 재현된다고. 동일한 물결이 우리 삶을 관통한다는 것을 직시하라고 알려준다..

독서 기록 2024.10.06

<불멸>5 (feat. 우연은 없다)

소설 5부 “우연”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 우연은 없다."라고 밀란 쿤데라는 이야기한다. 미카엘 하네케 영화 을 보면 한 마을에, 원인 모르게 일어나는 일들은 다 그 원인이 있음을 말해준다. 영화 전면에 인물 내면의 욕망이나 억압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처음 볼 때는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화 속 마을 아이들은 자신들이 자신의 부모에게서 받은 억압과 폭력성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그 폭력성을 외부로 표출한다. 그 마을 내 각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성은 마을 전체에서 일어나는 범죄 사건으로 이어지고 이 불안이 사회를 교란시키고 결국 전쟁까지 일어나게 하는 원인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영화에서 경고한다. 미카엘 하네케 영화 속 전쟁 또한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이 원인이 아니라 더 뿌리 깊숙하게 ..

독서 기록 2024.09.29

<불멸>4 (feat. 감정 중독의 시대)

밀란 쿤데라의 작품 중 4부 '호모 센티멘탈리스'는 인간이 얼마나 감정에 중독되어 사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 "호모 센티멘탈리스" 부분을 읽으면서 이제껏 감정에 노예로 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에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그 감정을 얼마나 굉장한 가치로 여기고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내 삶에 영향을 미치고 이에 따라 일희일비하며 살았는지 반성도 하게 되었다. 의 4부 "호모 센티멘탈리스"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사후에 벌어진 베티나와 괴테 사건에 대한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반파시스트 지식인 소설가 로맹 롤랑, 그리고 아름다운 사랑의 시를 썼던 폴 엘뤼아르의 증언을 토대로 이야기가 시작 전개된다. 밀란 쿤데라는 이 명성을 지닌 실제 작가들에 대해 지니고 있던 자신의 비판적 시각을 이..

카테고리 없음 2024.09.22

<불멸>3 (feat. 무의식에서 발현되는 욕망)

밀란 쿤데라의 소설 속 3부는 2부의 베니타의 이야기에 이어 로라가 주인공이다. 베티나처럼 로라 또한 자신의 불멸을 위해 투쟁한다. 2부에서 밀란 쿤데라가 큰 불멸이 있고 작은 불멸이 있다고 언급한 것처럼, 괴테를 향한 베티나의 불멸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 속에서 자신이 오래도록 불멸하기를 원했다면, 로라는 자신 주위에 인물들에게 자신을 영원히 각인시키기 위한 불멸을 꿈꾼다. 접근이 다를 뿐 불멸하고자 하는 욕망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 이 불멸에 대한 욕망이, 뭔가 큰 것 남다른 것을 얻으려는 욕심으로 특별한 사람만이 가지는 감정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욕망은 인간이면 누구나 다 있는 것이다. 소소한 것에서도 이 불멸에 대한 욕망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남들에게 인식시키고자 하는..

독서 기록 2024.09.15

밀란 쿤데라의 <불멸>2 (feat. 불멸의 속성)

밀란 쿤데라의 소설 은 전체 7부로 쓰여 있다. 1부 얼굴, 2부 불멸, 3부 투쟁, 4부 호모센티멘탈리스, 5부 우연, 6부 문자반, 7부 축복으로 나뉜다. 오늘 살펴볼 챕터는 2부 불멸이다. 1부가 아녜스의 이야기였다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독일의 대문호 괴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괴테 작품은 을 몇 년 전에 읽었지만 최근 를 읽다가 내공이 아직 부족한지 끝까지 읽지 못했다. 괴테에 대한 밀란 쿤데라에 대한 견해가 에 암시적으로 깔려 있는 것 같아, 괴테에 대한 작품들을 읽고, 괴테에 대한 나 나름의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소설을 읽을 때 참고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이 소설 속 베티나는 괴테가 쓴 소설 의 여주인공 샤를로테의 딸로 나온다. 베네타는 어린 시절 그녀의 어머니..

독서 기록 2024.09.08

<불멸>1 (feat. 모든 인간은 불멸한다)

밀란 쿤데라의 을 다시 읽어 보고 있다. 문학이나 좋은 영화 같은 경우, 한 번 읽고, 봐서는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일부만 이해하고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책이 좋아서 읽기 시작했던 시기에는 새로운 내용에 대한 궁금증과 더 많이 읽고 싶은 갈망에 기록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다. 책 안의 정수를 기록하지 않으면 내 것으로 소화해 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나이가 들어 금방 잊어버리는 것은 물론이요. 심지어 이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확인해 보는 경우도 있었다. 불멸을 챕터 별로 읽으면서 기록하고, 내용을 깊이 성찰할 시간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새로운 책을 보고 싶은 욕망의 속도를 늦춰야겠다. 의 1부 "얼굴"을 다시 읽어보고 '불멸'에 대한 생각의 오류를 수정하게 되었다. 밀란 ..

독서 기록 2024.09.01

밀란 쿤데라의 <불멸> (feat. 감정의 노예)

다음으로 읽기 시작한 소설 밀란 쿤데라의 은, 아녜스 로라 자매, 베티나와 괴테의 이야기를 통해 챕터 별로 평행 교차하며 구성된 작품이다. 이 인물들의 삶과 생각들을 작가가 직접 화자로 나와 이들의 삶을 구성하는 형식으로 짜여 있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며 매력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밀란 쿤데라가 이 작품에서 베티니와 로라가 그토록 추구하는 '불멸'의 진정한 당사자는 결국 이 소설을 만들어낸 작가 즉 밀란 쿤데라가 아닐까 싶었다. 밀란 쿤데라 본인은 잘 알고 있지 않았을까? 지구가 망하지 않는 한 그는 작가로서 불멸할 것이다. 밀란 쿤데라는 자신의 불멸을 인지하고 있었을까? 알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 속 베니타는 당대 명성 있는 작가 괴테를 등에 업고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자신의 이름이..

독서 기록 2024.08.25

영화 <아들> (feat.진정한 사랑)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들이 2002년 제작 각본 감독 한 은 배우 올리비에 구르메에게 칸, 남우 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올리비아 구르메는 재능 넘치는 다르덴 형제의 페르소나로 외에 작품들에서, 비중 있는 역할이 아니었지만, 각기 다른 인물을 멋지게 소화해 낸 존재감 있는 배우이다. 올리비에는 개성 강한 외모를 지닌 배우 라기보다는 마음씨 좋은 이웃 아저씨 같은 편안한 모습을 지닌 연기자다. 아마도 올리비에처럼 연기력이 받쳐 준다면 이런 평범한 이미지를 지닌 배우가 보다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데 유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의 올리비에는 도수 높은 안경을 쓰고, 사시 눈을 가진 남다른 감각을 지닌 목수로 나온다. 자신의 어린 아들을 죽인 살인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를 곁에 두고 직접 ..

영화 기록 2024.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