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를 보면 이아고의 간괴에 넘어가오델로는 자신이 너무도 사랑하는 데스데모나를 죽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박사과정 동기들과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독일 배우들이 공연한 를 예술의 전당에서 본 적이 있다. 그때 그 공연 속 이아고의 연기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 관람은 이아고가 데스데모나를 음해하는 나쁜 인물이라는 인상을 가졌던 이분법식 한계의 틀을 부수는 시발점이 되었다. 이아고의 역할을 맡은 배우가 연기를 잘하기도 했지만 악의 탈을 쓴 인물이 아니라, 이아고는 작품 속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으로 보였다. 그래서 오델로는 이아고가 하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누구도 이아고처럼 친절하고 따뜻하게 말했다면, 누구라도 의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