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5

여행지에서 얻는 기쁨(feat.Damien Hirst)

여행하면서 좋았던 점은 계획하지 않은 곳을 현지에 가서 알게 되고,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 때였다. 또 현지 미술관을 둘러보다, 예상하지 않은 작가의 유명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을 때 여행의 기쁨은 배가 되었다. 암스테르담에 있던 모코 뮤지움(Moco Museum)이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이곳에도, “Moco Museum”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반가웠다. 암스테르담에서는 뱅크시(Banksy) 작품이 주로 많았고 바르셀로나에서는 뱅크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명 현대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스페인 화가 호안 미로(Joan Miro) 보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에 가서 알게 된 스페인 화가 안토니 타피에스(Antoni..

여행 기록 2024.02.18

뮌헨 5 (feat.여행을 마치며)

처음 여행을 혼자 갔을 때는 지금 여행하는 것보다 두려움이 더 컸다. 그 당시 출국하기 1주일 전 남겨두고 그냥 가지 말까 하고 갈등하기도 했다. 낯선 공간에 혼자 있다는 상상을 하니 두렵고 공포심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여행지 숙소에 도착하고 나니 그런 감정은 온 데 간데없고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졌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 두려움과 무서움이 작지 않았었고 혼자 남겨진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낯선 곳에 홀로 남겨진 것이 처음이었던 그 순간, 어떤 희열과 해방감 같은 것이 올라왔다. 자유로웠다. 몇 번의 여행을 혼자 한 지금도 가기 직전 약간의 두려움은 늘 올라온다. 도착하면 그것이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였다는 것을 어김없이 알게 되지만 말이다. 지금은 그런 두려움의 크기와 강도가 줄어..

여행 기록 2023.11.12

뮌헨3 (feat.렌바흐하우스-시립 미술관)

뮌헨의 시립 미술관은 이번 여행의 미술 여정에서 좋았던 미술관이다. 이곳 렌바흐 시립 미술관은 건축가 가브리엘 폰 자이들(Gabriel von Seidle)이 화가 프란츠 폰 렌바흐를 위해 설계된 아틀리에였다고 한다. 렌바흐 사후 정부가 매입했고 바실리 칸딘스키의 연인이었던 화가 가브리엘 뮌터(Gabriele Munter)가 청기사파(Der Blaue Reiter)의 작품, 칸딘스키의 작품등을 상설 전시하면서 미술관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실내 장식은 화려하면서 심플하지만 모던하면서 분위기가 무엇보다 차분하다. 물론 평일 비 내리는 오전에 방문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을 것이다. 청기사파는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를 중심으로 1909년 결성된 뮌헨 신미술관협회(Neue ..

여행 기록 2023.10.28

뮌헨 2 (feat. 영국식 정원)

토마스 만이 말한 대로 시간의 개념은 느끼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반대로 짧게 느껴지기도 하다. 그의 생각이 참으로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뮌헨여정의 삼분의 이가 끝나고 있다. 뮌헨에 도착한 지가 어느덧 2주가 흘렀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여기 온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느낌이다. 딱히 너무 재미있다거나 흥분된다거나 가슴 설레었던 여정이었다기보다는 좀 안정적인 여행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단 유럽에 여러 곳을 그간 다녀 본 결과,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짜여 있고, 구글맵이 상당히 디테일하기에 교통편을 검색만 할 수 있다면 거의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를 찾아가는데 불편함이 없다. 타국에서 긴장감을 가지고 움직이지만 한국에서도 길을 잃기도 하니까 말이다. 여행을 하면 조바심이 생기곤 한다..

여행 기록 2023.10.22

뮌헨 1 (feat. Alte Pinakothek)

뮌헨의 여정 역시 미술관 투어는 뺄 수 없는 중요한 일정 중 하나이다. 2016년 지인과 함께 겨울 바르셀로나 여행 일정 중 며칠을 이곳 뮌헨에서 보낸 적이 있다. 그때는 휴가를 이용해 다녀왔기에 일정이 빡빡했고 미술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왔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던 도시 중에 하나였다. 이곳에 도착한 순간 같은 독일 내에 있는 도시라고 해도 베를린이나 프랑크프루트 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우선 도시가 상당히 깨끗한 편이다. 독일에서도 뮌헨이 잘 사는 도시이기도 하지만 나라가 넓으니 한 국가 안에서도 지역별 사람들의 특성이 더 뚜렷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뮌헨 일정을 짜면서 아쉬웠던 점은 노이에 피니코테크가 리모델링 중이라는 점이다. 다행히 노이에에 전시되어 있던 고흐(Vinc..

여행 기록 2023.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