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고 곧 봄이 올 것처럼 따뜻하다가, 봄이 아니라 겨울을 품은 가을 같은 날씨가 찾아올 때가 있다. 왠지 봄 하고는 거리가 먼 스산함 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하듯 봄은 어느 순간 성큼 우리 앞에 와 있다. 뭔가 예상과는 다르게 계절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 삶도 예측한 대로 전개되지 않는다. 결실의 결과가 늘 계획한 대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살면서 깨닫게 되었다. 젊었을 때는 이것이 이해가 안 됐다. 이 자연이 주는 지혜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삶이 변화기 위해서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려는 저항의 에너지가 거세다. 날이 새기 직전에 가장 어둡다고 하는 것처럼. 그 저항의 기운에 속아서는 안된다. 짙은 어둠은 곧 밝아지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어둠에 밝음을 내포하고 있음을 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