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을기록하다 106

물리학자의 인류애 (feat.데이비드 봄)

고전학자 고미숙 선생님의 유튜브 강의를 보고 알게 된 양자물리학자 데이비드봄(David Bohm1917~1992>은 20세기 최고 물리학자이다. 얼마전 부터 그가 쓴 을 다시 읽어보기 시작했다. 몇 년 전에는 그 내용 모두가 완전히 이해가 되지 않아 답답했었는데, 그간의 독서량 때문에 그런지 그전에 이해되지 않던 내용이 읽히기 시작했다. 양자 역학에 관심이 있다는 의사이며 자칭 의료 인문학자인 이하영이 쓴 를 읽으면서 데이비드 봄이 생각이 났고 몰랐었던 부분에 호기심이 생겼다. 을 처음 읽을때는 양자역학에 대한 내용이 이해 안 되어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그때 이해 안 된 부분들이 시간이 지난 지금, 읽히는 것을 보면 꾸준한 독서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비드 봄은 다른 과학자들과 다르다는 생각..

삶의 기록 2024.03.25

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 (feat. 보이지 않는 것을 읽어내다)

의 저자 정여울 작가는 나에게 혼자 여행할 수 있는 용기와 미술관에 대한 관심에 힘을 불어넣어 준 작가 중 한 명이다. 인스타를 지금 하지 않지만 예전 정여울 작가의 인스타를 보면 다방면으로 재능이 많은 작가로 보였다. 물론 작가라는 직업이 해박한 지식과 소양이 겸비되어야 하겠지만 그녀는 그런 면에서 부족함이 없는 작가로 보인다. 어린 왕자의 사랑과 빈센트 반 고흐의 사랑을 쓴 글들을 읽으면서 공감대 형성한 친구를 만난 것 같아 따뜻했고 그녀의 글들이 위로가 되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체화시킨 글로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능력은 부러운 일이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의 여행 목표는 미술관 관람이다. 이 또한 정여울 작가의 영향이 적지 않다. 그녀는 미술관에 가기 위해..

독서 기록 2024.03.17

요셉과 그 형제들 깊이 읽기 (feat. 지식인의 책무)

작년 9월쯤부터 읽기 시작한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6권(살림출판사 기준), 을 6개월에 걸쳐 두 번씩 모두 읽었다. 다시 1권부터 한번 더 읽을 예정이다. 토마스 만은 독일 문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작가라고 평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의 처녀작인 에서 대를 이어져 내려오는 가문 안에서 벌어지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그의 첫 장편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깊이가 상당했다. 그 외의 그의 단편들과 를 읽으면서, 방대한 그의 지식에 한번 놀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드러내서 글로 풀어주는 예리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아직 한국에서 번역된 그의 작품을 다 읽어보지는 않아서, 올 한 해도 토마스만의 작품을 위주로 읽으려고 한다. 은 토마스만이 거의 16년에 걸쳐 써진 작품이다. 창세기 27장에서 50장..

독서 기록 2024.03.10

나의 인생 멘토 (feat. 법륜스님)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지성인이며 종교 지도자, 철학자이며 인도주의자 박애주의자를 꼽으라면 단연코 법륜스님이 아닐까 생각한다. 절에 앉아 찾아오는 신도들에게 설법을 하는 스님들도 훌륭하고, 깊은 산속에 들어가 혼자 수행 정진하는 스님들도 물론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법륜 스님처럼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개인의 각각의 애로사항을 듣고 그것에 답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내공과 에너지가 요구될 것이라 여겨진다. 법륜스님이 하시는 즉문즉설을 통해 나 또한 개인적으로 이제껏 삶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를 벗어나는데 도움을 받았다. 직접적으로 법륜스님에게 물어본 것은 아니지만 유튜브를 통해 다른 이들의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주시는 법륜스님의 삶에 대한 통찰은, 귀감이 되고 삶의 방황에서 헤매던 나를 끌어주고 바로..

삶의 기록 2024.03.03

오십에 읽는 주역

수많은 경험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그 경험마다 많은 것들이 연결돼서 일어나기에, 경험을 했다고 과거의 시행착오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맥락 속에 일어난 경험들은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으므로 그것을 객관화시켜 현재와 미래 삶에 녹아내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언어적 사고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몸의 언어로 이해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험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관찰자로서 그 경험들이 어떤 맥락 속에서 일어났는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이것이 어렵다. 왜냐하면 경험으로부터 발생된 감정의 기억이 크기 때문에, 그 경험들이 때로는 트라우마가 되어 저장된다. 과거의 경험이 감정적으로 나빴다면 그런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될 때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로 인해 또다시 그 감정을..

독서 기록 2024.02.25

여행지에서 얻는 기쁨(feat.Damien Hirst)

여행하면서 좋았던 점은 계획하지 않은 곳을 현지에 가서 알게 되고,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 때였다. 또 현지 미술관을 둘러보다, 예상하지 않은 작가의 유명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을 때 여행의 기쁨은 배가 되었다. 암스테르담에 있던 모코 뮤지움(Moco Museum)이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이곳에도, “Moco Museum”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반가웠다. 암스테르담에서는 뱅크시(Banksy) 작품이 주로 많았고 바르셀로나에서는 뱅크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명 현대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스페인 화가 호안 미로(Joan Miro) 보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에 가서 알게 된 스페인 화가 안토니 타피에스(Antoni..

여행 기록 2024.02.18

미카엘 하네케 <피아니스트> (feat. 토마스 만)

미카엘 하네케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 하나는 독일 작가 토마스 만과 어딘가 닮아 있다는 것이다. 그 둘의 공통점은 독일 출신이라는 것 외에도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세상을 통찰하는 대단한 능력자들이며, 그 두 대가의 영상과 글들은 상당히 절제되어 있다. 내재되어 있는 에너지는 폭발적이나 그 에너지가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져 있다는 것 또한 두 사람의 매력이다. 드라마 구성이 논리적이고 빈틈없이 짜 맞춰져 있는 느낌을 받지만 반대로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들도 있다. 이 두 대가는 무의식의 세계를 중요시하고 재생과 반복되는 패턴의 연속적인 삶을 알고 그 안에서 인간의 삶을 통찰한다. 두 사람 모두 철저하게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연민의 정을 지닌 따뜻..

영화 기록 2024.02.11

미카엘 하네케 <하얀 리본> (feat. 폭력성)

미카엘 하네케가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한 은 62회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 67회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22회 유러피안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등을 수상한 2009년 작품이다. 독일의 시골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이 영화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세계 1차 대전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913년, 이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시작은, 예전 이 마을에서 일했던 선생님의 내레이션을 통해 전해준다. 이 마을 의사가 자신의 집 앞에 누군가 설치해 놓은 줄에 걸려 다치는 낙마 사고를 시작으로 이 고요한 마을에 원인 모를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그러나 이 사건들은 드러난 하나의 현상들이고 이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원인들이 이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고 있음이 차츰 밝혀진다. 시골의..

영화 기록 2024.02.03

음식의 중요성 (feat. 내 몸이 최고의 의사다)

잘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해 본다면 어떤 답을 내릴 수 있을까? 물론 정답은 각자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올바른 호흡을 하고, 올바른 음식을 먹고, 올바른 생각을 하고, 올바른 행동을 하면서, 주어진 생명이 다할 때까지 사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이 '올바른'이라는 말도 사람마다 각자 그 뜻하는 것이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혹자는 막연하다 생각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구체적인 기준을 나 나름대로 가지게 되었으며, 그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기준들을 공유하고 싶다. 어느 정도 이 길이 올바른 해답이 아닐까 확신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올바른 호흡을 하려면 코로 들이마시고 내 쉬는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좋은 호흡을 하면 복식호흡..

독서 기록 2024.01.27

영화 <그녀에게> (feat. 인연과 인과의 삶)

스페인 출신의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작품 는 독특한 사랑 영화이다. 이 영화를 처음 본 시기가 를 영화관에서 관람하고 얼마 안 돼서 를 보게 됐다. 두 영화 모두 사랑 이야기이지만 접근방식이 다르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와 유럽 영화의 차이 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는 여주인공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다 보니 사랑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이별하고, 성공하고 난 후 헤어졌던 연인과 재회한다. 사랑의 추억을 서로 마음 속에 간직한 채 각자의 길을 간다. 단순한 스토리이지만 는 작품 속 음악이 로맨틱한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켜 관객을 설레게 하는 힘이 있었다. 이에 반해 는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 라기보다는 두 연인들의 불완전한 사랑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며, 관람자로 하여금 관찰자적 입장에서 사랑 이야기에..

영화 기록 202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