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록

일상의 기록 (염색 & 커피)

Christi-Moon 2023. 4. 24. 06:37

나이를 잘 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잘 늙어야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면서도 주위에 부모님을 비롯해서 어른들을 보면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외형에서 아름다움이 사라지고 있다는 인식을 하면서 한 살이라도 더 젊어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염색을 하고 피부에 주사를 맞고 좋은 화장품을 바르고, 이것에 대해서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사실 70, 80대에 머리가 검은색이어서 더 젊어 보인다 하더라도 그것이 왜 좋은 것일까.  다른 사람이 젊어 보인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면 기분이 좋기는 하다. 그것을 위해서 돈을 쓰고 몸에도 안 좋다는 염색을 하지만 뭔가 보상받는 느낌도 든다. 나 보기에도 좋다. 거울을 볼 때면 스스로 내 나이를 잠시 잊어버리고 활기찬 젊은 기운을 가지게 되니 어떤 일을 할 때도  자신감에 있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염색은 이런 이유들로 중독성이 강하다. 

*스톡홀름 어느 카페에서

그리고 술과 담배만 중독이 되고 그 중독자들을 비난하는데 중독으로 치자면 커피만 한 것이 없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 활력이 생긴다. 그리고 의욕이 솟아 일에 집중이 잘되는 것 같다. 뭔가를 다 해 낼 수 있다는 충만감. 그리고 커피 파는 곳을 지나갈 때 그 냄새는 커피 유혹을 끊을 수 없게 만드는 로맨틱함이 있다. 그러나 나이들 수록 이 커피로 인해 몸의 작동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커피는 발암물질이고 카페인이 많아 몸에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아무리 책이나 의사들이 방송에 나와서 끊임없이 경고를 주는 데도 그것을 끊기는 술 담배 끊는 것만큼 어려워 보인다. 몸에 미치는 영향이 두드러지게 느껴지지 않으면서 몸을 서서히 나쁘게 만든다. 직접적으로 신체의 어느 한 곳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성분이 넓게 퍼지고 쌓여서 다른 것들에 조금씩 영향을 미친다. 그것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더 끊지 못할 수도 있다.  하루에 커피 마시는 양이 많은  사람들 중 밤에 잠을 잘 못 이루면서도 커피 사랑을  포기하지 못한다. 잠을 못 이루는 것이 몸 건강에 치명적인 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이 커피에 대한 폐해를 몸으로 느끼기 시작하게 된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나도 그 경우이다. 원래 말하는 직업이라 목이 가끔 아팠다.  말을 많이 하면 목이 아픈 거겠지 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고 하루에 두세 잔 마시는 커피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며칠간 커피를 안 마시니 그런 증상이 사라지는 것이다.  목이 안 아프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유혹에 넘어가하루에 두 잔을 지속적으로  마셨다. 그러니 또 목이 아픈 반응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일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내린 결론은 수입해 들어오는 콩이 생각보다 신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콩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미되는 보존제 아님 방부제 같은 것이 내 목을 아프게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결론을 내기까지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쳤다. 이제는 하루에 커피 한잔으로 제한하는 것을 지키고 있다.  나한테 맞는 커피 브랜드를 찾아 그것만 집에서 마시고 있다. 감사하게 이제는 목 아픈 것은 나아졌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커피를 끊고 건강한 차를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이것을 실천해야 되는 시기가 온 듯하다.
 
염색도 커피처럼 몸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염색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멈추지 못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다. 염색을 자주 해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머리카락의 손상이 얼마나 심한지. 그래서 그 머리카락이  손상되지 않게 하기 위해  혹은 그 손상이 잘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 헤어 제품을 또 구매한다. 나의 어머니는 80이 훨씬 넘어까지 염색을 하고 계시다. 머리숱이 현저하게 줄어 머리 밑이 훤하게 보이는데도 흰머리가 보이는 것을 견딜 수가 없으신가 보다. 나는 염색 안 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염색을 안 하고 버텨 볼 생각이다. 파마 안 한 지는 3년이 넘었고 파마만 안 해도 머리카락의 건강도가 좋아진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제는 염색하는 것을 재고하기 시작했다. 왜 나는 염색을 하려고 하는가? 누구를 위해서 하는가? 나의 만족을 위해서? 내 만족을 위해서라고 한다면 득 보다 실이 많다. 이것 때문에 나빠질 몸속의 건강, 머릿결 염색비용 등. 하지만 염색을 함으로써 젊어 보이는 것이 사회 활동에 도움이 되긴 할 것이다. 그래서 염색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어쩌겠는가 선택해야 한다. 건강을 챙길 것인지. 젊어 보임을 유질 할 것인지. 

*산책하면서

결론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몸 건강 정신 건강, 내면 외면 같이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 그 순간이 주는 쾌감에 집착했고 남 눈에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몸은 안르도메다 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이런 자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좀 더 건강한 음식이 내 피부빛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검은 머리칼의 손상 대신 윤기 나는 그레이 머리를 가지더라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우선 외적인 효과에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보다 내실을 기해야 될 것이다. 아무리 외형이 젊은 들 정신이 늙어서 세대 간의 소통이 마비되고 꼰대로 낙인찍힌다면 (더 비참한 것은 자신이 꼰대인지도 모른다는 것) 늙음은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오히려 나이 들수록 늙어 보이더라도 내면의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부작용이 적고 바람직 하지 않을까? 물론 정신 건강은 신체 건강과 같이 가야 할 것이다.
 
나이별로 부러워하는 사람의 특징이 달라진다는 얘기에 공감했는데, 나이 들어, 건강한 생각과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사람이  가장 복이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사실 다른 사람을 볼 때 지금 현재를 보고 그 사람의 삶을 이야기한다.  아무리 과거가 화려했다고 해도 건강하지 못하게 노년 생활하는 사람을 보면 부러워하기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남 얘기가 아니다. 하루에 한 잔 마시는 커피도 차츰 끊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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