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록

독서를 통한 자만에 대하여

Christi-Moon 2023. 4. 4. 14:14

독서를 하면 할수록 심연으로 빠져 든다. 때로는 외롭고 고독이 밀려온다. 독서에서 얻은 것들을 누군가 공유하고 싶은 열망이 크나 쉽지 않다. 독서가 깊어질수록 자만심은 비대해지고 있다.

 

*Palau Robert, Barcelona

 

홀로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작가와 소통한다는 만족감, 그것으로부터 내 삶을 변화시키려는 의지, 지속적인 실행력으로 충만하다. 작품 속 작가의 사상과 철학을 동경하고  내면의 신비한 기운이 뒤섞여, 뭔가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시키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느낀 것을 드러내서 보여주고 전달하고 설득하고 싶은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된다는 욕망이 생긴다. 왜 이런 강박증 같은 것이 독서를 하면 할수록  느껴지는가.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한 자만감에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안타깝게도 사람들 사이에 지내기 힘들어지고 있다. 독서를 하는 것에 대한 타인의 시선은 놀랍고 익숙하지 않은 낯섦으로 다가온다.

그들이 보는 세상과 이제는 다른 결로 세상을 보기 시작하게 되었다. 그들은 이분화된 세상에 젖어있고, 습관적인 사고와 틀을 가지고 삶을 살아간다. 도저히 그들과 세상을 함께 바라보고 산다는 것은 달갑지 않다. 

열등의식에서 나오는 질투 어린 발언들을 즐기게 되었고, 그들이 그러면 그럴수록 그들을 멸시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 같다. 그런 무의식이 내면에 점점 자라고 있다.

토마스 만의 단편소설  <어릿광대>를 읽으며 그의 글 속내용을 참조하고, 코스프레하여 써본 글이다. 독서를 하면서 팽배해지는 자만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기 위한 반성의 글이다.

얼마나 재수 없는 자만감인가.
대단한 자만심에 경의를 표한다.
독서량과 꼰대 에너지는 비례일 수 있다.

 

 

 

 


요즘 토마스만의 단편 소설을 읽고 있다. 그의 자서전 적인 글이 많다. 도덕적 시민성과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예술성 사이에서 생기는 고뇌와 내적 성찰, 남다르게 세상을 읽어내는 통찰력, 천재작가에게 따라다니는 지독한 고독과 사랑에 대한 투쟁은, 동시대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와 비교도 안될 만큼 거대한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비교 또한 나만의 생각이고 자만심이겠지만.

올해 토마스만 작품들을 다 읽고 싶다는 갈망이 생겼다.내 삶의 인생 작가 순위가 바뀐 한 해 1위 토마스만.


 
 
 
 
 

'삶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습관의 중요성  (0) 2023.04.07
자기검열  (0) 2023.04.06
자강불식하는 삶의 자세  (0) 2023.04.05
이아고는 내 친구  (0) 2023.04.03
계절의 변화  (0) 2023.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