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엘하네케 4

미카엘 하네케 <피아니스트> (feat. 토마스 만)

미카엘 하네케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 하나는 독일 작가 토마스 만과 어딘가 닮아 있다는 것이다. 그 둘의 공통점은 독일 출신이라는 것 외에도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세상을 통찰하는 대단한 능력자들이며, 그 두 대가의 영상과 글들은 상당히 절제되어 있다. 내재되어 있는 에너지는 폭발적이나 그 에너지가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져 있다는 것 또한 두 사람의 매력이다. 드라마 구성이 논리적이고 빈틈없이 짜 맞춰져 있는 느낌을 받지만 반대로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각으로 느껴지는 것들도 있다. 이 두 대가는 무의식의 세계를 중요시하고 재생과 반복되는 패턴의 연속적인 삶을 알고 그 안에서 인간의 삶을 통찰한다. 두 사람 모두 철저하게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연민의 정을 지닌 따뜻..

영화 기록 2024.02.11

미카엘 하네케 <하얀 리본> (feat. 폭력성)

미카엘 하네케가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한 은 62회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 67회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22회 유러피안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등을 수상한 2009년 작품이다. 독일의 시골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이 영화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세계 1차 대전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913년, 이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시작은, 예전 이 마을에서 일했던 선생님의 내레이션을 통해 전해준다. 이 마을 의사가 자신의 집 앞에 누군가 설치해 놓은 줄에 걸려 다치는 낙마 사고를 시작으로 이 고요한 마을에 원인 모를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그러나 이 사건들은 드러난 하나의 현상들이고 이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원인들이 이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고 있음이 차츰 밝혀진다. 시골의..

영화 기록 2024.02.03

미카엘 하네케의 <퍼니게임>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를 여러 편 보니 처음 봤을 때 보다 그의 작품 세계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이해가 잘 되기 시작했다. 2010년에 제작한 이 보다는 뒤에 제작된 영화이지만 비슷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 어렸을 때 받았던 억압과 폭력성이, 성인이 된 후 결국은 폭력의 형태로 발현되는 과정으로 이어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에서 파울과 피터가 낀 하얀 장갑은 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부모가 자식들에게 가한 폭력성의 상징이며, 가해를 당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 그 폭력에 대한 억압을 분출해 자신도 폭력적인 인물이 되는 하나의 표식으로 보인다. 게오르그 가족은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자동차에 요트를 싣고 가는 중이다. 함께 휴가를 즐길 이웃인 프레도, 에바 부..

영화 기록 2023.07.10

미카엘 하네케의 <아무르>

미카엘 하네케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 감독중에 한명이다. 독일 뮌헨 출신으로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철학과 심리학 전공을 한 세계적인 거장이다. 그의 전공이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의 영화 대부분은 철학적 사유가 요구되고 내면 심리에 흐르는 무의식을 과감하게 드러내서 잔인한게 묘사되기도 한다. 그의 작품 와 의 주제는 어렸을때 받은 인간의 억압과 폭력은 어떤식으로든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으며, 그것이 인간에게 발현되어 어떤 행동으로 나타나는지 그 실체를 낫낫이 드러내서 보여준다. 영화 의 두 주인공인 노부부 안느와 조르주는 나이가 들어도 변함없이 사랑하는 부부사이다. 그런데 과거 피아니스트였던 안나는 신체 마비증상이 오고 더 이상 누구의 도움없이는 몸을 가누기 어렵게 된다. 결국 남편 조르주는 안느를..

영화 기록 2023.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