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운 김승호 작가의 <신의 비밀, 징조>, <돈보다 운을 벌어라>를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다 읽었다. 지금은 <자기 탐험>을 읽고 있는데 그의 책은 기대했던 것보다 유익했다, 저자의 지적 깊이와 탐구의 내공은 한국 최고의 주역학자라는 타이틀이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나 자신에 대한 것을 제대로 알고 싶을 때 내 삶을 변화시키고 싶을 때 운명에서 자유롭고 싶은 의지가 생길 때마다 꺼내서 읽어 보면 좋을 정신 계발서이다.
올해 들어 몇 가지 고쳐야겠다고 나와 약속을 했다. 가족이든 지인이든 제삼자에게 좋지 않은 얘기를 말하지 않기, 말 수를 줄이며, 커피를 끊고, 코 호흡에 늘 집중하고,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 전 구본진 필적학자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글씨를 바꿔 보겠다는 것까지 추가했고 그저께 산책하면서 팔자로 걷는 내 걸음걸이도 바꾸는 것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올라왔다. 50년 이상 고착화된 걸음걸이와 글씨체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해보려고 한다. 포기하지 않고 말이다. 이 또한 징조이고 운인지 모르겠지만 유튜브에 초운 김승호 작가의 영상이 흥미로워 찾아보니, 몇 년 전 읽은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 인문학자>의 저자임을 알게 됐고, 다른 그의 책들을 빨리 읽고 싶어 ebook으로 구입해 3권을 오늘까지 읽고 있는 중이다. 책을 읽으면서 보람 있었던 점은 김승호 작가의 생각들이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성과 가치관이 다르지 않고 지금 나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의지에 확신을 들게 해 주었다는 점이다. 나는 진심으로 나를 바꾸고 싶다. 어제의 나로 살고 싶지 않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 생각도 바꿀 수 있다. 자기가 잘났다는 생각을 버리고 미워했던 사람도 용서해 보라. 집안의 가구 배치도 새롭게 바꿔보라.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 변화해야 한다. 변화를 도모하는 가운데 나의 능력도 계속 키워야 한다. 작년에 못하던 것 중에서 지금은 잘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매년 똑같다면 30년 후에도 똑같을 것이다. 그런 인생은 판에 박혀 있으니 좋은 운이 오지 않는다. 근면함이란 똑같은 일을 열심히 반복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열심히 바꾸는 것이 최상의 근면이다. 주역에 '군자는 끊임없이 자기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는 건위천이라는 괘상의 교훈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물을 것이다. "매일 변한다고 해서 돈이라도 생긴 답니까? 참으로 어리석은 질문이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은 운을 버는 것이다.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된다. 운이 들어오는 입구를 넓히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든 것에 도전하라.
초운 김승호 <돈보다 운을 벌어라> 중에서
누구든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예전에는 뭔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주 철학관에 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곳에 갈 필요가 없다는 확신이 섰다. 우선 미래를 사주 보는 곳에서 말해주었다 하더라도 미래의 상황을 경험하지 않고는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행동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 사주팔자를 보는 것은 한 개인의 사주만을 봐가지고 알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주위의 가족들처럼 각자가 처해있는 상황과 연관 지어 봐야 좀 더 정확하게 맞다는 생각이 가지게 되었고, 날마다 만나고 스치는 사람들의 에너지와 기운에 따라 너무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또 명리학에 대한 해석이 무궁무진하기에 웬만한 학문의 깊이 가지고는 한 사람의 운명을 이야기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사주에 관심이 조금 있는 사람들이라면 MBTI처럼 내가 태어난 사주팔자의 해석이 자신의 성향과 틀리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주팔자의 해석이 명확하게 이거다라고 말할 수 없는 모호한 특성 때문에, 삶의 길은 여러 가지 방향을 제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자신의 운명은 정해져 있기도 하고 또 정해져 있지 않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제껏 삶의 여정을 돌이켜 보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반복해서 일어났고, 좋았던 일에는 나빠질 속성이 내재해 있기에 늘 조심하고 살아야 된다는 것을, 또 나쁜 일 뒤에는 반드시 좋은 일이 뒤따라 온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악인과 귀인은 다른 사람이기도 했지만 한 사람이 귀인이기도 하고 동시에 악인이기도 했다. 그것은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봐야 깨달을 수 있다. 마음에 상처를 주고 떠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상처를 극복하고 견디는 과정에서 성장이 일어나 더 좋은 삶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상처 준 사람은 악인이 아니라 귀인이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의 축적으로 얻은 삶의 태도와 마음가짐은 바로 "감사함" 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예전의 감사함은 예의상 하는 말이었다면 지금은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 되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 수 있게 된 삶의 여정에 대해 감사할 뿐이다.
나쁜 운명이란 거의 모두 방심과 오만 때문에 찾아온다. K는 착실하게 살고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믿지만 이는 태만이며 오만이다. 사람은 누구나 평소에 운명에 대해 두려움과 겸손함, 경건함, 조심성을 가져야 한다. 착하게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아주 불길한 징조다. 좀 더 겸손해져야 한다. 나쁜 운명이 닥치지 않도록 항상 반성하며 세상을 넓게 봐야 한다. 눈앞의 일만 보면 안 된다는 뜻이다. 언제 어떤 운명이 도사리도 있을지 모른다. 공자는 군자가 두려워해야 할 것 중에 운명을 첫째로 들었다. 이것은 운명 역시 자기 책임이라는 뜻이다. 편안한 세월이 오래가면 더욱더 운명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이제껏 별 탈 없이 살았으니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방심이다. 앞일은 모른다는 자세를 갖고 살아야 한다. 사람은 조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나쁜 운명에 방비하는 셈이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경건함을 잃지 않고 가능하다면 징조도 살펴야 한다.
초운 김승호 <신의 비밀, 징조> 중에서
"감사함"과 더불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경건함"을 잊지 않고 사는 것이다. 한 순간의 자만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단 한 순간도 말이다. 문제는 어떤 것이 자만심인지 스스로 알아챌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야곱이 요셉에 집착하여 다른 나머지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은 것 또한 자만이다. 토마스 만은 <요셉과 그 형제들>에서 이 자만을 신의 질투라고 표현했다. 신은 자신만을 섬기고 사랑해 주기를 원하는데 야곱은 그 사랑을 자신의 아내 라헬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 어린 요셉에게 많은 사랑을 준 것이 결국 요셉을 우물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때로 사랑이 집착이 되기도 한다. 집착 또한 자만에서 오는 것이다. 이성을 잃고 감정에 휩쓸려 주변을 들어보지 못하고 주어진 상황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은 자만에서 나오는 태도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늘 남의 도움을 받고 산다. 길이나 건물 같은 곳에 청소하는 분이 없었다면 이 일을 누가 할 것인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돈이 없다고 그런 궂은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한 식탁을 책임져 주는 농부나 어부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는가. 가끔 재벌들의 갑질이 우리를 분노케 하는 이유가 이런 것 때문이 아닌가 말이다. 비행기 승무원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다면 비행기 회사 대표가 직접 승무원뿐만 아니라 비행기 조정도 해야 되는데 말이다. 타인의 생계를 책임지는 오너이지만 동시에 자신의 생계를 직원들이 책임져주고 있는 것이다. 누가 갑이고 을인가. 갑인 동시에 을이기도 한 것이다. 양자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이 말한 것처럼 세상은 하나의 그물망으로 엮여 있다. 그래서 늘 전체성을 인식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맡은 일로 누구를 이롭게 하기도 하고 상대로 인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도 하는 구조로 살아가고 있다.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이상 이 연결고리를 통한 개인의 생존은 독립적일 수 없다. 한 사람의 행복은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자각할 때 어떻게 경건함을 가지고 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나 부터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될 것이 많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래서 실제 현실에 너무 깊게 빠지지 말아야 한다. 여기에 위안이 되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그것은 영혼의 작용이다. 우리의 영혼은 미래를 알 수 있고 또한 바꿀 능력이 있다. 이것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항상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겸손이라는 것도 그런 작용을 한다. 사람이 너무 슬퍼하거나 너무 기뻐하지 않고 조심한다면 그 자체가 하늘에 대한 겸손이다. 평화로울 때 위기를 경계하기 않고, 괴로울 때도 새로움을 생각해야 한다. 오만함을 버리고 겸손함을 가지면 미래는 언제나 희망이 있다.
초운 김승호 <신의 비밀 징조> 중에서
'지식인의 책무'를 실천하는 영혼의 흔적인 책을 통해, 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아름답고 경이롭다. 초운의 책 속의 주옥같은 내용들은 삶의 방향성과 그것을 향한 실천 의지를 내게 확고하게 만들어 주었다. 감사하다. 지속적으로 나의 생활 방식과 태도를 점검하고 반성하며 변화시켜, 보다 나은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다, 죽는 날까지. 자만심을 늘 경계하고 감사함, 겸손함과 경건한 마음가짐을 놓지 않고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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