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

홀로그램 우주 (feat. 데이비드 봄)

Christi-Moon 2024. 6. 2. 09:50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하고 연결된다. 그러므로 많은 현상과 사물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사고하고 행동해야 된다는 데이비드 봄과 크리슈나무르티의 말이 피부로 와닿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분리시키면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개별적인 실체로 보일 수 있지만 하나로 통합되었을 때 지니는 속성을 그대로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통찰을 홀로그램의 기술을 가지고 설명한 책이 마이클 텔보트의 <홀로그램 우주>이다. 홀로그램 필름에 레이저 빛을 쏘면 실물 같은 입체상이 나타나는데 그것을 반을 잘라 레이저에 비추어도 전체 입체 모습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런 홀로그램 모델을 가져온 실험에 대한 획기적인 또 다른 결과는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환영'이라는 것이다. 우주 전체가 홀로그램이다.라는 양자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의 사상의 근거가 이 책의 핵심 주제이다. 
 
과학자인 데이비드 봄과 다른 분야의 신경생리학자 칼 프리브램(Karl Pribram)은 각기 다른 전공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연구하다가 홀로그램의 원리가 미지의 것들을 밝혀 줄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프리브램은 자신과 같은 견해를 가진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프리브램이 홀로그램 모델을 실험하게 된 계기는, 기억이 두뇌의 특정 부분에 어떻게 저장되는가 하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인간의 기억이 뇌 속 특정한 부분에 저장되어 있다면 그 부분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에도 기억이 전부 없어져야 하는데 프리브램은 기억이 특정 부위에서 저장되는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이 홀로그램의 원리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죄의 뇌 여러 부위를 외과적으로 제거한 후 다시 임무를 수행시켜 보았다. 그의 목적은 미로를 달리는 능력을 기억하는 특정 뇌부위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쥐들은 종종 운동능력이 손상되어 절뚝거리며 미로를 지나갔지만 뇌의 상당 부분을 제거한 후에도 쥐들의 기억력은 상실되지 않고 끈질기게 남아 있었다... 사과의 입체상을 담고 있는 홀로그램 필름을 반으로 잘라 거기에 레이저 광선을 비출 경우 각각의 반쪽짜리 필름은 여전히 전체 사과의 입체상을 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각각의 반쪽 필름들을 또 반으로 자른다고 해고 그 작은 조각의 필름들로부터 여전히 사과의 전체상을 재현해 낼 수 있다(필름 조각이 작아질수록 상은 희미해지지만) 보통의 사진 필름과는 달리 홀로그램 필름의 모든 조각들은 필름 전체에 기록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손상된 뇌의 쥐 실험이 홀로그램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는 사실을 프리브램은 간파한 것이다. 기억이 뇌의 특정한 부분에만 저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분산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홀로그램을 통해, 통찰 할 수 있게 된것이다.

과학과 신경생리학 분야에서 밝혀지지 않은 많은 것들이 "우주가, 하나의 거대한 홀로그램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고 봄과 프리브램을 통해 과학과 의학 분야에 밝혀지지 않은 많은 것들이 이해되고 설명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쉽게 이해되지 않은 주장들은, 그들이 몸 담고 있는 업계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자신들의 주장을 확신했고 굽히지 않았다.


데이비드 봄이 주장한 “전체성"외에 홀로그램으로부터 얻은 그의 또 다른 통찰은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우리의 일상 속의 감각적인 현실이 사실은 마치 홀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일종의 환영이다."라는 주장이다.
 

광대하고 본질적인 차원의 현실이 존재하여 마치 홀로그램 필름이 홀로그램 입체상을 탄생시키듯이 그것이 모든 사물과 물리적 세계의 모습을 만들어낸 데다는 것이다. 봄은 이 실재의 더 싶은 차원을 '감추어진(implicate, 접힌enfold)'질서라고 하고 , 우리의 존재 차원을 '드러난(explicate, 펼쳐진 unfold) 질서라고 부른다... 모든 입자들은 간헐천에서 솟아 나오는 물줄기의 모습보다 조금도 더 실재적이거나 영속적이지 않다. 입자들은 감추어진 질서로부터의 지속적인 유입물에 의해 지탱되며 한입자가 소멸되는 것처럼 보일 때도 그것은 상실된 느 것이 아니다 단지 그것이 나타났던 곳인 더 깊은 질서 속으로 접혀 들어가는 것일 뿐이다. 한 장의 홀로그램 필름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입체상 또한 감추어진 질서와 드러나 질서의 한 예다. 필름은 감추어진 질서다. 왜냐하면 필름의 간섭무늬로 암호화된 이미지는 전체에 걸쳐 접혀 들어 있는 감추어진 총체이기 때문이다.

 
홀로그램 모델에서, 우리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것이 객관적인 실체라고 믿고 사는 세상 속 많은 것들, 산 나무 책상 옷... 등, 이런 것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착안하게 되었다.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믿고 있는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봄은 확신했다. 세상 속 눈에 보이는 많은 것들이, 분리되어 이름 지어진 이유는, 인습의 결과물일 뿐이라는 점이다. '만물이 불가분 한 전일성'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사물을 본다면 개별적인 사물에 한정된 개념은 그릇된 견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봄은 우주를 생물과 무생물로 나누는 것 조차도 잘못된 시각이라고 지적한다.
 

생물과 무생물은 불가분 하게 서로 엮어져 있고 생명 또한 우주라는 총체의 전반에 깃들여 있다. 바위조차도 어떤 의미에서는 살아있다... 의식과 생명이(그리고 진실로 만물이) 우주 전체에 깃들여 있는 조화체라는 사살에는 그에 못지않게 눈부시도록 놀라운 이면이 숨어있다. 즉 홀로그램의 모든 부분이 전체를 품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접근할 방법만 안다면 왼손 엄지손톱 속에서 안드로메다 은하계를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데이비드 봄과 칼 프리브램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더 나아가 우주를 바로 보는 관점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해 주었다. 변하지 않는다라고 믿는 객관적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착오였던 것이다. 이제는 이 익숙한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인식해야 되다는 생각을 데이비드 붐, 디팩 초프라 크리슈나무르티의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기 시작했다. 

요즘 데이비드 봄의 ‘전체성' 사상이 내 삶을 흔들고 있다. 나와 우주는 연결되어 있다는 이 말은 전에부터 들어온 말이고, 막연하게 그냥 연결되어 있겠지!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홀로그램 원리로 돌아가는 세상을 이해하게 되니 봄의 사상이 삶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이 홀로그램 우주의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시간을 두고 데이비드 봄의 사상을 깊이 숙고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만큼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새로운 시각과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철학적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