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기록

비엔나 여행 기록 (feat 에곤 쉴레)

Christi-Moon 2023. 4. 18. 06:09

프랑스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보면, 두 여주인공 아델과 엠마를, 오스트리아 대표 화가 ’ 에곤 쉴레’와 ’ 구스타프 클림트’로 비교하는 장면이 나온다. 원초적이고 본능적이며 순수한 느낌을 주는 아델은 ’ 에곤 쉴레’ 이성적이고 성공 지향적인 엠마는 ‘구스타프 클림트‘

프랑스 파리의 많은 여행객들이,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를 보러 가는 것처럼, 비엔나 여행자 대부분은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를 관람할 것이다. 두말할 필요 없이 <키스>는 아름답고 멋지다.

반면에 쉴레의 작품은 클림트처럼 화려한 장식미는 없지만 따뜻함이 느껴지고, 짙은 무거움에도 미소 짓게 만드는 유연함이 있다. 영화에서도 아델이 엠마보다 더 매력적이게 다가왔던 것처럼, 인간적인 순수함이 느껴지는 쉴레가 나는 더 좋다.

비엔나 레오폴드 미술관에 쉴레의 작품들이 많다.

*레오폴트 미술관 티켓

무엇보다 미술관에서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그의 자화상들이다. 반항심이 가득하고 도발적인 퇴폐미 너머에 아이 같은 순수함이 묻어있다. 자유로운 영혼 그 자체이다.

* Self-Portrait with Stripped Shirt (1911)

위 자화상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사슴 같은 눈빛을 가진아이의 순수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 순수한 눈빛이면에  반항하고픈 욕구가 숨겨져 있다.

*Cardinal and Nun [Caress] (1912)

신부의 다리가 수녀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합체된 두 인물의 순간의 표정 묘사가 디테일하다. 자비심이 아닌 경계심이 충만하다. 자신들의 깊은 욕망이 들키지 않게 도와 달라고 기도하려고 하는 듯하다. 에곤 쉴레는 말한다.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종교에 헌신하는 이들 조차에게도 있다고.

*House by the sea [Row of House] (1914)

풍경을 그린 후기 작품들도 매력 있다. 바다에 갇혀 있음을 항의하는 듯, 집들 마다 표정이 느껴진다. 우울모드, 냉정한 척, 멍 때리기, 곤란하구먼, 겁이 나네, 에잇 몰라... 귀엽다. 순수하고 다양한 표정에 유머가 담겨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Crescent of House II [Island Town] (1915)

화가 어머니의 고향 Cesky Krumlov/Kruma 집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라고 한다. 각기 다 다른 스토리를 가진 집들이 살아 숨 쉰다.


에곤 쉴레의 실제 사진을 보고 있으면 예사롭지 않은 눈빛임을 알 수 있다. 눈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자신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27살 천재 화가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피하지 못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남긴 작품들은 강렬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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