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기록

스톡홀름 여행 기록

Christi-Moon 2023. 4. 15. 10:18

내 여행의 1순위는 미술관 관람이 되었다. 어느 날  문득 이 겁보가 혼자 여행이 가고 싶어 졌고, 여행지 미술관 관람의 시작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읽게 되면서부터이다. 이 책에서 이탈리아 화가 조토의 그림을 보고 뭔가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을 받았고, 조토의 프레스코화를 보기 위해 이탈리아 파도바에 가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물론 몇 년 후 감사하게도 그곳에 직접 가서 조토의 프레스코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또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렘브란트 "자화상"을 보고 어느 순간 렘브란트의 영혼을 본 듯한 착각에 빠지고, 빈 센트 반 고흐를 사랑하게 되어, 이제는 여행지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미술관 관람이 되었다. 이렇게 여행, 미술 감상, 책 읽기는 지금까지 내 삶에 원천이 되었다. 역시 스톡홀름 여행지에서도 제일 먼저 했던 것은 미술관 관람이었다.  

 

*스톡홀름 국립미술관

스톡홀름에서 받은 느낌은 오래된 것들을 그대로 간직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느껴진다. 미술관 또한 화려하기보다 소박하다. 그리고 다른 유럽지역과 다르게 미술관 룸에 배치된 보안 요원들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빈, 처럼 미술관 규모가 크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스톡홀름

 

숙소에서 미술관 걸어가는 길은 정말 예술이었다. 한 나라의 수도가 이런 바다와 함께 있으니, 도시가 아닌 휴양지에 온 듯한 낭만이 있었다. 그렇다고 자유로운 느낌이 과하게 넘쳐 나지도 않았다. 5월부터 가을까지 이 도시가 참 아름답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누군가 스톡홀름 여행을 계획한다면 따뜻한 계절에 오는 것을 추천드린다. 그 시기에 아름다운 스톡홀름의 모습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겨울이 길고 혹독하게 춥다면 따뜻한 이곳 북유럽 쪽 여름은 서유럽의 뜨거운 햇빛과는 달리 관광하기 좋을 것이다.

*스톡홀름

 

구글 평점과 식당 음식의 맛이 제대로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다녀온 식당 모두 다 맛있게 먹고 기분 좋게 나올 수 있었다. 해안가라서 그런지 일식 초밥집이 많았다. 무엇보다 질이 좋고 한국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물론 나는 아보카도 초밥을 먹었다. 그리고 대부분 식당에는 채식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입맛에 잘 맞아 늘 기분 좋게 식당에서 나왔다.

 

*비건을 위한 음식,스톡홀름

 

발트해 연안을 바라보고 있는 리디아고 섬에 위치한 세계적인 스웨덴 조각가 칼 밀레스(CarlMilles1875~1955) 조각 공원 가는 날은 4월인데도 눈이 내렸다. 초록이 무성할 때 와도 좋았겠지만, 바다가 보이고 조각 공원은 눈이 내려 더 낭만적이었다. 특히 이곳에서 눈을 가장 머무르게 한 곳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Poseidon)이었다. 근육질 몸을 가진 이 신의 조각에 힘이 느껴지기도 하고, 갸름한 턱에, 뭔가를 고민하는 듯하면서 우수에 찬 얼굴을 살포시 내리고 있어, 뭔가 짠함이 전해졌다.  

 

                   *포세이돈, 칼밀레스조각공원

 

이 스톡홀름 여행을 하면서 든 생각 중 하나가 이들은 굉장히 부자인데 전혀 티를 내지 않고 사는 느낌이 들었다. 과하지 않게 친절했고 질서 정연한 느낌이었다. 드러나게 화려한 부를 자랑하는 것을 지양하는, 진정한 부자 강국이 아닐까 싶다. 여행 전 스웨덴 관련 책에서 언급되었던 '라곰'과 ‘얀테의 법칙’을 실제로 실천하며 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스톡홀름

 

*라곰(Lagom) -과하지 않는(동양 철학의 중용과 비슷한)
*얀테의 법칙-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하거나 더 낫다고 생각해 서 안 되는.

 


스웨덴 국민들이 지향하는 생활 방식이며 철학이라고 한다.  이것이 그들에게 배어있구나라는 것이 직접 여행을 해보니 납득이 되었다. 나 스스로도 이 좋은 삶의 철학을 받아들이고 몸 소 실천하여 과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