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을 여행을 간다면 “Thielska Galleriet”을 추천한다. 스톡홀름 현대 미술관과 함께 스톡홀름 여행에서 사랑하는 곳이 되었다. 도심에서 버스를 타고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한, 이곳은 예술 후원자였던 어니스트 티엘(Ernest Thiel )의 집이었다고 한다.
여행기간 동안 두 번 이곳에 다녀왔는데, 한 번은 비가 부슬부슬 내릴 때 다른 한 번은 날씨가 화창할 때 갔었다. 각기 다르게 스며드는 운치와 매력이 있었다.
비 오는 날 미술관 도착 하자마자 카페에서 먹은 토마토 수프는 아마도 내 인생 수프가 될 듯 눈물 날 정도로 맛있었다.
이곳은 스웨덴의 국민 화가 칼 라르손 (Carl Larsson 1853~1919) 작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가족들과 평화롭고 소박한 전원생활을 하며, 주로 자신의 가족과 함께한 행복한 생활을 작품에 담아냈다. 화려하지 않지만 예쁘고 따스한 장식성이 강한 작품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칼 라르손(Carllarsson)의 전시된 작품 중에 , 이 그림이 제일 좋았다. 자작나무 아래서 독서하는 그녀는 세상을 다 가진 부러운 여인으로 보인다. 자작나무 아래에 독서하는 여인의 빨강 모자는 책에 빠져들어 집중하고 있는 열정을 상징한 것 같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독특하지만 소박한 색감이 주는 따뜻함이 전해져 마음이 차분해진다.
스웨덴 화가 칼 라르손그림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은 알고 갔지만 그 유명한 “절규”를 그린 노르웨이 화가 뭉크(Edvard Munch 1863~1944) 작품들이 예상외로 많아서 더 좋았다. 뭉크 작품을 보러 노르웨이 오슬로도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뭉크의 "절망(despair)"은 단순해 보이지만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리를 바라보고 있는 이 남자는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마치 이 세상에 철저히 혼자 남겨져 있다고 절망하고 있는 듯하다. 단순한 형태로 그려진 절망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짠함이 올라온다. ‘나’ 같고 ‘너’ 같고, ‘그(녀)’인 거 같아서...
많은 뭉크 작품에서 죽음의 그림자가 느껴진다고 하지만 꼭 절망적이지 만은 않다. 죽음을 직시하지 않고 외면할수록 오히려 우리 삶에 대한 불행이 증폭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죽음을 기억하라" 메멘토모리를 뭉크는 말하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갤러리 뒷 정원에는 노르웨이 조각가 구스타프 비겔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스웨덴 조각가 칼 밀레스와는 다르게 남성적 힘과 에너지가 느껴졌다.
구스타프 비겔란 조각상들과 로댕 작품을 감상하면서 바다와 흙과 나무가 섞여 나는 상쾌한 냄새가 좋았다. 정서를 안정시키는 묘한 대기의 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혼자 떠나는 여행의 고독감이 그리워서 여행에 대한 갈망이 커지기도 한다. 홀로 낯선 곳에 있으면 사무치도록 깊은 외로움이 스며들때도 있지만 그 대신 얻게 된 자유로움은 또 다른 나로 성장시켜 주는 힘을 키워준다. 그리고 스스로를 정리하기 위한 시간을 제공해 준다. 미술관 야외 뒤뜰을 거닐며 느낀 시원한 공기와 풀잎 냄새의 소중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삶의 여유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여행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톡홀름 여행기록(feat.공연) (0) | 2023.05.05 |
---|---|
바르셀로나 여행기록 (feat 공연관람) (0) | 2023.05.04 |
스톡홀름 여행기록(feat.Moderna Museet) (0) | 2023.05.01 |
스페인 화가 Goya (0) | 2023.04.29 |
스페인여행기록 (feat벨라스케스, 시녀들) (0) | 2023.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