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록

지혜로운 삶 (feat. 꾸준함)

Christi-Moon 2024. 12. 24. 07:09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꾸준함을 실천하는 것”과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아는 것” “자기 자신을 다 스리 줄 아는 사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기”가 가장 어려운 듯하다. 이것들을 해내는 것이야말로 진정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꾸준함에 대한 중요성을 50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 독서를 통해서, 가르치는 일을 하는 내 직업을 통해서, 과거의 흑역사를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비로소 꾸준함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좌절하고 실패감을 맛본 이유가 꾸준함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말이 쉽지 꾸준함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간과하고 무시되기도 한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노력을 해야 되고 열심히 해야 되고 그것의 결과물을 원하는 만큼 해내는 것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나의 의지력에 좌절하고 해내지 못한 것을 자책하고 살아왔다. 이 꾸준함의 중요성에 대한 무지로, 내가 어린 시절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포기하고 그것으로 인해 실패했다는 감정에 사로잡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 포기라는 말이 얼마나 사람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사실 이 포기라는 말과 성공을 결부시켜 전자는 불행이고 후자는 행복에 이르는 결말이라고 인식한다. 면밀히 살펴보면 포기라는 말의 실체는 없다. 단지 자기 자신이 느끼는 감정일 뿐이다. 좌절감과 실패 좌절감이 따르는 말이다, 포기라는 말은.

우리는 어떤 일을 중단하면 어김없이 새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다. 내가 계획하지 않아도 늘 삶이 그렇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설적으로 새롭게 포기할 일이 또 생긴다는 것으로, 포기와 시작은 같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우리 삶에서 반복되는 현상의 본질 자체일 뿐이다. 자연에서 우리는 깨달을 수 있다. 밤이 찾아오면, 낮에 하던 일을 포기하고 잠을 청해야 한다. 물론 전기의 발명으로 밤에도 일을 하게 되었지만,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봄과 여름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었다면 가을과 겨울을 날 때는 피고 맺기를 포기해야 한다.


결국 포기라는 말은 새로운 것을 맞이하기 위해 밤에 잠을 청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연 현상과 마찬가지로 반복적인 패턴의 연속일 따름이다. 자연은 이렇듯 꾸준하다. 쉼 없이 어김없이 반복된다. 날이 오래도록 따뜻해 겨울이 오지 않을 것 같아 착각하지만 겨울이 오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늘 밤은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자연스럽게 이 말은 참 아름다운 말인 것 같다. 억지가 아닌, 힘을 들이지 않는, 부담스럽지 않은, 포용과 수용적인, 의지력을 유발하지 않는... 이 자연스러움과 꾸준함은 일맥 상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일을 애씀 없이 하는 것, 저항감 없이 하는 것, 반복적 패턴을 가지는 것, 특별해 보이지 않는 것, 지속적이고, 끝이 없는 것, 중단이 없는 것... 자연은, 자연스러움은, 꾸준함은 이런 것이리라.. 꽃을 피우고 지고, 낮이 오고, 밤이 되고... 자연은 포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쉼 없이 애씀 없이 말이다.

자연으로부터 인간 삶의 지혜를 찾아야 한다는 법륜 스님의 말씀처럼 꾸준함이야 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리라. 순간의 많은 에너지를 통해서 얻은 결과물이 끝이 아니라는 말이다. 대한민국 학력고사 수능 세대들은 열심히해서 얻어야 하는 대학이라는 결과물을 실패했다면 공부 못했다는 트라우마를 평생 무의식으로 안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안다. 나이가 들어보니 이것이 얼마나 무의미 한 것인지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 삶이 거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아니었음을 말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무엇이든 꾸준하게 해야 된다는 통찰을 가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건강한 치아를 가지기 위해서 우리는 꾸준히 양치질을 해야 한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운동과 올바른 식단 유지를 꾸준히 해야 한다. 멈춤 없이 반복해야만 한다. 지속하면서 저항감이 때로는 생길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꾸준하게 해야 된다는 것을 안다. 끝없이 말이다.

만약에 어떤 일을 중단하고 다른 일을 해야 된다면 그것은 포기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그만두더라도 그것이 분명 끝나지 않고 새로운 변화의 시작임을 염두에 두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인간이 건강한 몸을 가지기 위해서 꾸준하게 해야 될 것이 있다면 인간의 정신을 위해서 꾸준하게 해야 될 것이 있는데 그것을 나는 독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건강한 지성을 위해 중단 없이 자연스럽게 해야 할 활동으로 말이다.

2025년부터 친구들과 독서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이 모임의 중요성은 양질의 독서가 아니라 꾸준함의 중요성을 구성원들에게 지니게 하는 것이다. 꾸준함의 실천이 많은 것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는 것. 이것이 이 독서 모임의 목표다. 기대된다. 그리고 이런 기회를 가지게 되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