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여 주인공은 왕성한 식욕을 지니고 있고, 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을 18살. 이름은 아델이다. 영화 초반 그녀는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방황한다. 그리고 그 욕구는 그녀의 왕성한 식욕으로 엿볼수 있다. 그녀에게 음식은 배고픔을 채우는 것을 넘어 그녀가 지닌 성에 대한 욕구 해소의 수단이 된다. 뭔가 먹어도 먹어도 부족함이 느껴진다. 이런 그녀와 사랑을 하게 되는 또 다른 여주인공 엠마는 화가로서 자신의 명성을 쌓고 성공에 대한 욕망이 누구보다 강하다. 반대의 성향을 지닌 이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려 불타는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어린 아델과 화가로서의 야망이 큰 엠마 이 둘 사이에 차츰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엠마는 현재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아델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고, 아델에게 만족해하지 않는 그런 엠마에게 아델은 점점 외로움을 느낀다. 아델은 외로움으로 얼룩진 괴로움과 욕망에 못 이겨,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엠마는 자신의 야망과 안정된 삶을 충족시켜 줄 연인을 만나 아델을 떠나간다.
이 영화 모든 장면에 'Blue'가 들어있다. 엠마의 머리든 아델의 옷이든 영화 장면 속 세트 혹은 소품 등 꼭 어김없이 ‘Blue'가 눈에 띈다. ‘Blue’의 매력은 차가움과 뜨거움, 이 상반되는 느낌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색이다. 보통은 ‘Blue‘를 바다와 비교하여 시원한 색이라고 하지만 가장 뜨거운 온도에서 파란빛이 난다고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가스레인지 불을 보면 이해할 것이다. 가스 불은 파란색이다. 이 ‘Blue’가 주는 상반되는 느낌이 아델과 엠마에게서도 전해진다. 아델은 순수하고 원초적이며 본능적이다. 그런 아이와 같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에너지 넘치는 어린아이들을 이성으로 컨트롤하는 유치원 선생님이 된다. 엠마와의 잠자리를 통해서 우리는 그녀에게 본능적이고 폭발적인 에너지가 내재되어 있음을 알수 있다. 엠마 또한 자유로운 영혼이 요구되는 아티스트이지만 아델과 다르게 사회적 직위에 관심이 크고, 냉정하며 이성적이다. 그래서 엠마는 자신과 다른 자유롭고 순수한 에너지를 지닌 아델에게 끌렸을 것이다. 엠마의 파란색 머리는 화가 엠마가 추구하는 예술작품 세계를 상징해 주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아타스트의 재능으로 인정 받기 보다는 화가로서 명성이 중요 했고, 이혼 가정에 자란 엠마의 어렸을 적 가정환경 탓인지 모르지만 화가로서 예술 자체에 대한 열정보다는 삶을 안정적이고 완전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갈망이 더 컸다. 그래서 화가로서 자신의 안정되지 않는 물리적 현실과 미숙한 어린 연인 아델을 엠마는 감당하기 버거웠던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의 이별은 성장으로 이끌것이라 생각한다. 엠마가 아델에게 요구하는 것들은 아직 발현되지 않았을 뿐, 잠재되어 있을 것이다. 아델은 아직 어리고 앞으로 성장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는 것들을 깨워준 엠마와의 사랑과 이별은 아델을 성장 시켜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아델이 엠마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녀 안에 엠마가 추구하는 것들이 숨겨져 있기에 엠마를 사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엠마 또한 아델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순수성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아델이 지닌 원초적인 순수성을 사랑하고 엠마 스스로도 갈망하지만, 그것을 끄집어내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엠마는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삶을 중시하고 그런 삶이 자신의 예술을 완성시켜 줄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엠마 또한 자신의 예술세계에 대한 한계를 깨닫고 그것을 극복하고 진정한 예술가로서 성장의 시작은 헤어진 연인 아델과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었던 그 시간의 경험을 통해서 발현되지 않을까?
작품 안에 지속적으로 보이는 ‘Blue’는 불완전하면서 동시에 완전한 색, 냉정하지만 열정을 품은 색이다. 두 여주인공 모두 ‘Blue'를 지니고 있다. 서로 다르게 느껴지고, 다르기에 헤어질 수밖에 없을꺼라 믿었지만 결국 아델은 엠마를 닮아가게 될 것이고, 엠마는 아델을 닮아갈 것이다.
작품 속 두 여주인공처럼 ‘Blue'가 우리에게도 들어있을 것이다. 차가움과 뜨거움, 냉정과 열정을 동시에 지니고 알아채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 모순되는 것들이 자신 안에 공존하고 하나임을 깨달을 때, 또 그것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균형감을 맞추며 살아갈 수 있다면, 삶은 보다 자유로워지고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 An Attractive Blue Man 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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