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70

일류의 조건 (feat. 지속성, 호흡)

사이토 다카시의 은 교사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뭔가 요약 정리해서 책 속의 내용들을 나의 티칭에 구체적으로 활용하기에 훌륭한 지침서로 여겨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티칭 과정에 대해 나 스스로 이것이 맞을까 라는 의심이 드는 지점에 확신을 심어주는 부분도 있었다. 20년 이상을 나의 방식을 의심하고 되물으며 티칭을 해나갔지만 늘 완전하지 못하다는 갈급이 남아있는 차에 은 구체적으로 개념화된 방향성을 설정해 주었다. 뭐든 결과물에 익숙한 우리들은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늘 잊고 사는 듯하다. 이것을 기본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첫 수업을 시작한 학생들에게 이야기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얻고자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이다, 그 시간..

독서 기록 2025.03.02

<바가바드기타> (feat.행위의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

의 저자 이현주는 동양 철학, 불교등 자신의 종교에 관한 당신의 성찰을 글로 쓰고  번역한 개신교 목사님이다. 개신교 믿는 분들은 타 종교에 좀  배타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나로서는 그가 쓴 저서들의 제목을 보고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현주 목사님이 옮기신 이 는 인도 영성가이며 철학자인 마하마트 간디가 해석한 글로 구성되어 있는데 와 함께 인도 3대 경전 중에 하나이다, 산스크리트어로 '거룩한 자의 노래'라는 의미를 지닌 는 인도인의 정신적 지침서라고 한다. 모든 종교와 철학은 하나로 통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터였다. ‘무지개다리너머’ 출판사의 는 작년에 구매해서 읽지 않은 상태였다. 뭔가 낯설었다고 할까... 그래서 읽는 것을 미뤄두고 있었다. 이현주..

독서 기록 2025.02.16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feat. 함께하는 사랑)

은 폴란드 출신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1988년 작품이다. 세계적인 거장 감독이 생각하는 사랑이 어떤 것일까 호기심이 생겨 검색해 보면서 번번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었다. '관음', 이 영화의 소재가 이것인가 보다 하고 보기 시작했지만 감독이 말하고 싶은 것은 결코 단순한 '관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아원 출신인 토메크는 친한 친구가 여행 간 사이, 그 친구의 하숙집에 주인 아주머니와 살고 있다. 토메크의 친구는 자신의 집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 마리아 막달레나를 망원경으로 관음하고 있었다. 도메크 역시 친구가 쓰던 방에서 마리아를 1년 동안 망원경으로 관찰하고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그녀가 보고 싶어 일부러 우체국 까지 오게끔 거짓 서류도 작성하고 마리아를 위해 새벽에 힘든 ..

영화 기록 2025.02.02

드라이빙 마이카 (feat.타인을 이해한다는 것)

무라카리 하루키의 단편 소설 는 하마구치 류수케 감독이 거의 3시간 가까운 러닝 타임으로 제작된 영화도 있다. 개봉 당시 영화관에서 보고 좋았지만 며칠 전 소설로 읽었을 때도 나쁘지 않았다. 영화와 달리 소설은 차 안에서 주인공 가후쿠와 그의 차를 대리 운전해 주는 다카시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이 소설은 배우 가후쿠의 부인이 세상을 떠난 지 5년쯤 지난 시점에서 시작된다. 유명 배우 가후쿠는 녹내장 진단을 받아 시력을 읽을 위기에 처한다. 자신의 차를 몰기 어려운 상황까지와 가후쿠는 자신의 자동차를 운전할 운전사를 고용해야만 했다. 운전사는 자신의 죽은 딸과 나이가 같은 와타리 미사키, 그녀와 가후쿠는 이 차속에 많은 대화를 이어가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 대화 속에 가 후쿠의 내면의 상처가..

독서 기록 2025.01.26

소년이 온다 (feat. 선득한 빗방울... 소년의 눈물)

한강 작가의 위대함은 눈으로 글을 읽고 머리로 생각하게 만드는 동시에 몸으로 읽히고 더 나아가 섬세한 감각을 독자에게 전해준다는 점이다. 한강 작가가 자랑스럽다. 를 통해 광주 사태를 드러내준 그녀의 도전과 용기가. 그리고 부럽다. 그녀의 섬세한 글이... 오감으로 느껴 몸으로 읽게 되는 그녀의 글들이... 스톡홀름 시상 연설에서의 침착함, 평온함... 엄청난 명성과 쏟아지는 관심에 대응하는 그녀의 이성적인 태도와 소박함, 행동들... 멋지다. 처음에는 한 작가가 로 수상했다고 생각했는데, 노벨상 관계자들은 에 방점을 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강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을 읽어보니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뭐로 받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닐 테지만 말이다. 인간..

독서 기록 2025.01.20

<정체성> (feat.정체성은 No-Thing)

밀란 쿤데라의 후기 작품인 은 이전에 읽은 , , 보다, 분량이 적다. 쉽지 않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두 번 읽었지만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일이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가볍지 만은 않다. 쓰고 나서 그 책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이 생기기도 하고 블로그에 쓴 내용과 조금 다른 관점으로 사고가 흘러가기 때문이다. 번역된 문학을 통해서 원작자 사상의 본질을 읽어내는 행위가 쉬운 일이 아니다. 늘 읽고 난 뒤 마음 한구석 시원치 않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의 내용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다는 확신이 들지 않고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문장들이 곳곳에 있어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딴 얘기지만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품을 온전히 우..

독서 기록 2025.01.05

이처럼 사소한 것들 (feat. 네 이웃을 가족처럼 사랑하라)

킬리언 머피 제작 주연으로 지금 상영되고 있는 영화 은 아일랜드 출신 작가 클레어 키건(1968~)의 단편 소설이다. 그녀의 다른 소설인 도 좋았다. 이 작품을 원작으로 제작된 "말없는 소녀"는 소설과 조금은 다른 시각이었다. 감독의 시각이 나쁘지 않았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책을 먼저 읽고 지난 주 영화를 관람했는데, 전작과는 다르게 영화는 상당히 원작에 충실한 것이 느껴졌다. 전체적인 영화의 템포감이 빠르지 않아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주인공 빌 펄롱을 연기한 킬리언의 명연기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집중하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고 다시 소설을 읽으니 처음 읽었을 때 놓치고 간 부분이 많았음을 알게 되었다. 장편 소설이 아님에도 이렇게 강한 메시지를 집약적으로 소설에서 보여준 클레어 키건의 ..

독서 기록 2024.12.29

지혜로운 삶 (feat. 꾸준함)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꾸준함을 실천하는 것”과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아는 것” “자기 자신을 다 스리 줄 아는 사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기”가 가장 어려운 듯하다. 이것들을 해내는 것이야말로 진정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꾸준함에 대한 중요성을 50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 독서를 통해서, 가르치는 일을 하는 내 직업을 통해서, 과거의 흑역사를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비로소 꾸준함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좌절하고 실패감을 맛본 이유가 꾸준함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말이 쉽지 꾸준함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간과하고 무시되기도 한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노력을 해야 되고 열심..

삶의 기록 2024.12.24

밀란 쿤데라의 <농담> (feat. 생각의 무거움)

소설 은 밀란 쿤데라의 첫 장편 소설이다. 작품의 배경은 체코슬로바키아 공산화가 이루어지던 당시 루드비크 헬레나 코스트카 야로슬라프, 이들의 삶과 그에 따른 변화에서 오는 경험의 이야기를 그들의 시각과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향한 관점은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여겨졌다. 각자가 생각하는 바가 옳다고 믿으며 자신들의 삶에 펼쳐진 상황들은 중요하고 진지하며 자신의 생각이 진리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의 주인공 루드비크는, 여자 친구의 환심을 사기 위해 별생각 없이 쓴 편지 속 농담으로, 반공산주의 사상자로 몰린다. 군대로 축출되어 강제 노역을 하는 노예의 삶을 살게 되지만 이 시기에 자신을 구원해 줄 여인 루치에를 만난다. 하지만 그녀와 사랑을 이어..

독서 기록 2024.11.18

불멸 6 (feat. 문자반)

이 글로 밀란 쿤데라의 에 관한 글을 마무리할 것이다. 불멸을 2번 읽으면서 그의 초기작인 도 함께 읽었다. 많은 작가들이 다들 그렇겠지만 밀란 쿤데라 역시 세상을 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 , 이 세 작품에 관통하는 작가의 철학은 세상이 우리가 늘 보는 방식이 아닌, 또 다른 시각과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 이것이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무거운 삶의 무게를 덜어, 삶의 균형 감각을 찾고, 진정한 삶의 행복을 얻기 위함인 듯하다. 제대로 된 행복을 이해하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통찰을 힘을 우리에게 키워주기 위한 작가의 의지가 느껴져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의 6부 문자반에서 쿤데라는 삶은 재현된다고. 동일한 물결이 우리 삶을 관통한다는 것을 직시하라고 알려준다..

독서 기록 2024.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