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62

파우스트 박사 5 (12장, 13장)

토마스 만의 소설 의 주인공 아드리안이 천재 음악가의 성장에 미친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의 주위 환경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다. 오늘은 1부의 12장, 13장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아드리안은 신학을 전공으로 택한다. 그가 옮긴 할레라는 곳은 신학 안에서의 전통과 문학 그리고 교육학의 전통들이 혼재되어 있는 도시이며, 그가 다닌 할레 대학은 그 당시 종교적인 논쟁으로 들끓고 있었다. 여기서 아드리안은 신학을 공부하였는데 그가 왜 이 전공을 선택했을까 라는 의문은 아마도 이 소설의 중반부나 되어서 풀리지 않을까 싶다. 12장에서 14장에 언급되는 이야기들은 크리스천이 않은 나로서는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신학의 위상이 절대적인 가치로서가 아니라 역..

독서 기록 2023.06.12

파우스트 박사 3

천재 음악가 아드리안의 유전적 영향을 준 부모님을 이야기를 이전 티스토리에 정리해 보았다. 이번에는 아드리안이 자라난 환경적 요인의 영향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한디. 아드리안'이라는 천재 예술가가 만들어지기까지 주위의 크고 작은 영향력이 우리 주인공에게 미쳤다. 아직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지만 아드리안의 주위로부터 받는 영향력은 부모님에게서 받은 영향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아마 그래서 지혜로 은 맹자 어머니는 아들의 성장을 위해 3번이나 이사를 갔나 보다. 마부 토마스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그는 애꾸눈으로 유난히 마르고 키가 컸지만 등에 커다란 혹이 달린 곱사등이었다. 그는 곱사등위에 꼬마 아드리안을 자주 태우곤 했다. 나중에는 우리 대가가 내게 자주 단언했던 바로는 그 곱사등은 아주 실용적이고 ..

독서 기록 2023.06.08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24살에 쓴 소설이다. 39살의 이혼녀 폴은 연인 관계인 로제가 있지만 그는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폴은 로제와의 이런 관계에 권태감을 느끼지만 결별하지는 않는다. 어느 날 그녀는 25살의 잘생긴 변호사 시몽을 처음 만나고 시몽은 폴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런 그에게 폴은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결국 폴은 시몽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로제와의 관계를 지속하는 쪽을 선택한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가지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모호한 감정들을 작가는 주인공 폴의 심리를 통해서 섬세하게 묘사해 준다. 사랑의 감각은 오래되면 익숙해지고 무뎌진다. 그로 인해 밀려오는 내면의 고독은 깊어지고, 뭔가 다른 자극을 갈구하게 된다. 그러나 변화는 두렵다. 요즈음 그녀는 책 한 권을 읽는데..

독서 기록 2023.06.06

파우스트 박사2 (feat. 생각의 탄생)

어제에 이어 이 소설의 주인공 아드리안의 아버지 요나탄 레버퀸에 대한 이야기 다음 장은, 아드리안의 어머니 엘스베트 레버퀸과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버지와는 또 다른 면에서 어머니 엘스베트와 닮아있었다. 나는 평생 엘스베트 레버퀸보다 더 매력적인 여인은 보지 못했다고 단언한다... 아들의 천재성이 어머니의 생명력이 넘치는 건강한 성품에 크게 힘입었다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작가 토마스 만의 어머니는 브라질계 사람으로 까만 머리에 낭만적이고 예술적 기질이 있는 여성이었다고 한다. 에서도 주인공 토마스가 사랑했던 꽃집여인도 이와 비슷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는데 아드리안의 어머니 또한 그러하다. 아폴다 지방태생인 그녀는 독일에서 간혹 볼 수 있는 브루넷 계통이었지만 족보로 ..

독서 기록 2023.06.04

그림이 보인다

리즈 리딜의 를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독일 화가 오토 딕스(OTTODIX,1891~1969)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오토는 격동의 시기를 반영한 사회 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작품들을 제작했다. 그래서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받았던 상처가 자신의 미술에 영향을 끼쳐, 전쟁이 끝난 뒤 독일에 짙게 드리워진 체념과 냉소를 반영한 신즉물주의(Neue Sachlichkeit) 운동의 주창자가 되었다. 그 후 나치의 박해까지 받았고,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종교적 주제와 표현주의 양식의 작업을 주로 다루었다고 한다. (501 위대한 화가 참조) 미술가들은 진실을 수정하거나 개선하려고 하면 안 된다. 그저 실체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오토 딕스- 예사롭지 않은 화가의 기운이 전해진다. 심각하다는 느낌으로 정..

독서 기록 2023.05.31

프라도 미술관 (벨라스케스 2)

지난 티스토리에 쓴 벨라스케스(Diego Velazquez 1599~1660)의 편에 이어 프라도 미술관에서 관람한 벨라스케스의 또 다른 작품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 벨라스케스의 초상화들을 보고 있자면 인물 내면의 감정 묘사가 참으로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빨려 들어갈 거 같다. 그 묘사가 단지 멋있는 초상화 그 이상의 우아하고 아주 품격 있는 인간의 고귀함을 드러내 주고 있다는 점이다. 벨라스케의 작품은 그 어떤 화가 보다 한마디로 품위가 있다. 귀족적인 세련됨과 화려함에서 전해지는 품위를 넘어 인간 존중에서 우러나오는 품위라고 말하고 싶다 벨라스케스는 당대 최고의 화가였지만, 화가라는 직업은 그 당시에 다른 궁정 하인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처지였다... 벨라스케스에게는 왕족에서부터 궁정의 광..

여행 기록 2023.05.28

인생이 그림 같다.

몇 년 전 곰브리치의 를 읽고 유럽 여행을 하면서, 서양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서양화의 놀라운 섬세함과 뛰어남 색감에 반했었다. 어떻게 그렇게 디테일할 수 있는지, 사진보다 더 세밀한 작품에 넋이 나가 있던 시절이었다 그런 내게 대학때 서양화를 전공한 친한 친구가 해준말이 있다. ”한국화도 정말 좋단다. 친구야. 수묵으로 단순하게 그렸지만 그 안에 많은 것이 담겨 있어. 오히려 드러내서 시각화하는 것보다 더 깊은 것을 담아낼 수 있지. 그 당시 무식하고 교만했던 나는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려 버려었다. 그런데 그때 친구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제야 조금은 알 거 같다. 한국화는 섬세함을 묘사한 서양화 보다 단순하게 보이지만 그 여백의 미에서 주는 깊이는 언어로 설명되기보다는 느껴지고 물..

독서 기록 2023.05.27

돈키호테 2

돈키호테는 문학작품에서 가장 매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섬세하고 지조 있고 강하지만 부러지지 않은 유연함과 천진난만한 순수함 그리고 인간적인 빈구석이 있어 슈퍼맨처럼 부담스럽지 않다. 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장형 마인드의 재기 발랄함까지 지닌 돈키호테는 문학 속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가장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돈키호테 1부에 "아마디스 데 가룰라(기사 소설의 원조로 아굴라는 돈키호테가 가장 신봉하는 기사이다)가 돈키호테 데 라만차에게" 바치는 "소네트(16세기 이탈리아에서 스페인으로 처음 들어와 크게 유행한 시)"가 나오는데,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는 자신이 창조한 인물 돈키호테가 영원불멸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페냐 포브레의 커다란 언덕에서 세상을 등지고 버림받..

독서 기록 2023.05.26

화무소화분 (feat.금강경&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침대 근처에 법륜스님이 쓰신 금강경 강의와 반야심경을 놓고 새벽에 일어나 조금씩 읽기로 했다. 금강경이나 반야심경을 보면 불교가 과학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에 백번 공감하다. 부처님의 말씀은 참으로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부처님의 주옥같은 말씀은 삶을 살아가는데 힘이 되고 일상을 좀 더 지혜롭게 사는 안내서라고 여겨진다. 비록 종교 활동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고 있지만 부처님의 말씀은 진리이다. 많은 자기 계발서는 부처님의 말씀으로부터 나왔고 이것을 바탕으로 문학도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성경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성경에 관해 불경 보다 더 모르지만 성경의 말씀 또한 삶의 기본 지침이고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 철학이며 근간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철학이라는..

독서 기록 2023.05.25

난생 처음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feat. 진보)

과학기술의 진보가 미숙한 과거를 대체하고 정신과 물질의 풍요로움을 대체하고 있는가? 진보는 그 안에 성장을 내포하고 있다. 알지 못했던 것을 깨우치고, 이전보다 나아져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그 무엇. 그런데 새로운 변화의 시작은 상응하는 과거의 것에 대한 몰락을 내포하기도 하다. 진보의 의미는 미개한 과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인간 승리의 느낌을 준다. 과연 인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고 있는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은 아닐까? 도대체 지난 3500년 동안 인류가 이루어낸 진보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고민하게 돼요 -난생 처음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중에서- 인..

독서 기록 2023.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