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을기록하다 106

화무소화분 (feat.금강경&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침대 근처에 법륜스님이 쓰신 금강경 강의와 반야심경을 놓고 새벽에 일어나 조금씩 읽기로 했다. 금강경이나 반야심경을 보면 불교가 과학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에 백번 공감하다. 부처님의 말씀은 참으로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부처님의 주옥같은 말씀은 삶을 살아가는데 힘이 되고 일상을 좀 더 지혜롭게 사는 안내서라고 여겨진다. 비록 종교 활동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고 있지만 부처님의 말씀은 진리이다. 많은 자기 계발서는 부처님의 말씀으로부터 나왔고 이것을 바탕으로 문학도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성경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성경에 관해 불경 보다 더 모르지만 성경의 말씀 또한 삶의 기본 지침이고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 철학이며 근간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철학이라는..

독서 기록 2023.05.25

일상의 기록

하나의 그릇에 물을 담고 싶을 때 물이 많아 넘치려고 한다면 그 물을 좀 버려야 한다. 그릇에 딱 맞게 물을 채울 수 없다. 물이 담기려면 그릇보다 작게 물을 담아야 한다. 우리 삶도 그런 것 같다. 다 가지고, 다 되고, 다 안되고, 다 나쁘고, 다 좋고... 이런 것은 없다. 우리는 인식상 완벽한 그 무엇이 있다고 착각한다. 진정한 ‘Perfect'는 그릇에 맞는 적당한 양의 물을 담는 것이 완전한 것이다. 꽉 채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여유가 있어야 안정감이 더 있고 자연스럽다. 우리는 삶에서 늘 부족함을 느낀다. 뭔가 꼭 채워진 삶을 살기를 원하고 그리고 그 삶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넘치는 삶을 살려고 하면 탈 나기가 쉽다. 과유불급이란 말처럼 정도를 지나치면 아니한 것만 못하게 된다..

삶의 기록 2023.05.24

난생 처음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feat. 진보)

과학기술의 진보가 미숙한 과거를 대체하고 정신과 물질의 풍요로움을 대체하고 있는가? 진보는 그 안에 성장을 내포하고 있다. 알지 못했던 것을 깨우치고, 이전보다 나아져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그 무엇. 그런데 새로운 변화의 시작은 상응하는 과거의 것에 대한 몰락을 내포하기도 하다. 진보의 의미는 미개한 과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인간 승리의 느낌을 준다. 과연 인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고 있는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은 아닐까? 도대체 지난 3500년 동안 인류가 이루어낸 진보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고민하게 돼요 -난생 처음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중에서- 인..

독서 기록 2023.05.23

야만인을 기다리며

제국은 역사 속에 존재하고,역사에 반해 음모를 꾸미도록 운명지어져 있다. 제국의 속마음에는 오직 한가지 생각만 있을뿐이다. 어떻게 하면 끝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죽지 않고, 어떻게 하면 제국의 시대를 연장할수 있는가 하는 생각. -J. M.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 중에서- 약한 민족과 국가를 지배하기 위한 제국주의는 예나 지금이나 방식을 달리할 뿐, 아직도 존재하며, 이 지구가 멸망하기 전까지 이 구조가 이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물 간의 약육강식 형태처럼, 인간 사회도 그런 힘의 질서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받아들여야만 하고 그것이 제국주의라면, 지성인과 야만인은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을까? 어쩌면 국가와 민족의 차원을 넘어 기득권의 힘의 유지를 위해 희생당하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에..

독서 기록 2023.05.22

나의 별에게

우리가 함께 했었던 당시 그 때를 돌이켜 보면,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들도 많았지? 함께 웃고 울고 소리 지르고, 미워하고, 싸우고, 그러면서도 힘을 합치려 노력했었지. 그런데 지금 그때를 돌이켜 보면, 참 그립고 소중한 아름다운 시간들이었어. 너에게도, 나에게도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그때를 찬찬히 우리가 돌이켜 봤을 때,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때보다 한참 나이를 더 먹은 지금도, 아직까지 삶의 파도에 출렁이는 것은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현재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지금 최선을 다해, 이 순간을 살아야 되는 게 맞는 것 같아. 왜냐하면 다시 시간이 지나 이때를 돌이켜 보면, 그때는 지났을 지금을, 역시 그리워할 수도 있을 테니까. 우리가 지나간 추억을 간직하고 있듯이..

삶의 기록 2023.05.21

나의 아버지

2023년 5월 20일 아버지 90살 생일잔치가 있어 조촐한 가족모임을 가졌다. 지금은 아버지가 집안에 가장 연세 많은 어른이시다. 아버지는 30년 이상 공직에 근무하시고 퇴직하셨다. 고위직 공무원은 아니셨지만 우리 가족이 이렇게 안정된 삶을 사는 것은 아버지 덕분이기에, 감사하다. 어렸을 때는 한 직장에서 30년 이상 일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보니, 불평 한마디 없이 한 직장을 출근하며, 꾸준히 다닌다는 게 쉽지 않은 일임을 알게 됐다. 박봉으로 가족이 풍족한 생활을 하지 않았지만 자식 셋을 대학공부 시키고 결혼시켜 출가시킬 때까지 가장으로서 당신은 늘 책임감 강한 가장이셨다. 더욱 감사한 사실은 당신 스스로 건강관리를 잘하셔서 90살 되실 때까지 병원 한번 입..

삶의 기록 2023.05.20

Spain-Moco Museum, Barcelona

바르셀로나에 좋은 미술관이 많다. 너무나도 유명한 피카소 미술관을 비롯해 호안미로 미술관, 모코 미술관, 안토니오 타피에스 미술관 있다. 개인적으로 피카소 미술관 가까이에 있는 모코 미술관 관람이 제일 좋았다. 암스테르담에도 있는 이 미술관은 뱅크시, 바스키야, 데미안 허스트 등 현대 미술 대가들의 작품들이 모여 있다. 데미안 허스트 (Damien Hirst)의 2008, 하얀 날개 달린 천사의 심장에 꽂힌 칼, 섬찟하다. 우리가 가지는 희망이 어쩌면 절망으로 바뀔 수 있음을 경고하는 듯하다. 쟝 바스키아 (Jean-Michel Basquiat) 작품도 4점 있었으나 생각보다 거기에 전시된 다른 작품들보다 에너지가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순전히 내 취향의 문제이겠지만 바스키아의 명성과 그의 작품 가격을 ..

여행 기록 2023.05.19

돈키호테 1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을 읽으며 그 내용에 빠져 50이 넘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데, 그는 꿈과 이상을 추구함에 굽힘 없는 인물의 전형으로 회자된다. 1부에서 모험을 떠나는 돈키호테는 사물을 자기 식대로 해석하고 다른 게 본다. 이 확고한 돈키호테의 의지에 산초는 말려들고 헷갈려한다. 돈키호테와 산초의 관계는 주인과 몸종의 관계를 넘어 스승과 제자로 상호 보완하며 2부에서의 산초는 그 스승을 닮아가고 성장한다.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를 통해 독자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었을까? 이 작품을 2부까지 읽으면서 스친 생각은 세르반테스가 ‘삶의 본질’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꿈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돈키호테의 스토리를 두고 본질 얘기를 하고 있으면 의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독서 기록 2023.05.17

일상의 기록 (feat 햇살좋은 날)

일주일 동안 감기로 골골 되다가, 오늘 드디어 몸이 개운해졌다. 아픔만큼 성숙해진다고, 모닝루틴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타이트하게 채찍질하던 나를 좀 내버려 두기로 했다. 영 루틴을 제대로 못해내니 한구석 찝찝한 마음 있지만 다시 루틴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지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며 집 앞 숲 공원에서 햇살 가득한 벤치에 앉아 글 쓰면서 평화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다. 이곳으로 이사 온 지 햇수로 4년이 흘렀다. 이 4년 동안 숲에 나무들이 그 전해 보다 봄이 되면 잎사귀가 무성해지고 눈에 띄게 일 년 전 보다 더 자라 있다는 것을 느낀다. 새들이 여기저기서 지저귀고 초록 냄새가 내 머리를 시원하게 해 주니 이보다 더 행복하고 좋은 것은 없다. 자연이 주는 햇빛과 비와 눈으로 잘 살아가는 숲 속 생..

삶의 기록 2023.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