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을기록하다 106

미카엘 하네케의 <퍼니게임>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를 여러 편 보니 처음 봤을 때 보다 그의 작품 세계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이해가 잘 되기 시작했다. 2010년에 제작한 이 보다는 뒤에 제작된 영화이지만 비슷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 어렸을 때 받았던 억압과 폭력성이, 성인이 된 후 결국은 폭력의 형태로 발현되는 과정으로 이어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에서 파울과 피터가 낀 하얀 장갑은 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부모가 자식들에게 가한 폭력성의 상징이며, 가해를 당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 그 폭력에 대한 억압을 분출해 자신도 폭력적인 인물이 되는 하나의 표식으로 보인다. 게오르그 가족은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자동차에 요트를 싣고 가는 중이다. 함께 휴가를 즐길 이웃인 프레도, 에바 부..

영화 기록 2023.07.10

경주여행(230627-0629)

10년 만에 2박 3일로 다시 가본 경주. 역시 경주는 신라 천 년의 수도답게 고즈넉하고 기품 있는 도시다. 조선시대에는 계림부, 1955년 경주시로 명칭이 바뀌었고 다고 한다. 경주는 조선시대에도 경상도에서 좋은 도시의 역할을 유지했다고 하는데 이 도시에서 조선시대 12대 동안 만석꾼을 배출한 경주 최부자댁은 유명하다. 교촌 마을은 경주에서 신라의 중심이었는데 조선시대 이곳이 최부자집이 있다. 아쉽게도 1970년 화재가 나 안채와 곳간 일부가 남아 있다. 이 최부자집에는 여섯 가지의 가훈과 스스로 교훈 지켜야 할 교훈인 6연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뭔가 귀감이 되는 내용이다. 1. 몸가짐을 초연하게 하라 (자처초연:自處超然) 2. 다른 사람에게 온화하게 대하라 (대인애연:對人靄然) 3. 일이 없을 때는..

여행 기록 2023.07.03

파우스트 박사 11 (feat. 육체와 정신)

휴가 차 경주를 가는 SRT에서 토마스 만의 2권을 읽으려고 가방에 챙긴다는 것이 그만 1권을 넣어 가지고 왔다. 그래서 글을 정리할 부분이 있는지 찾아보려고 다시 읽어 보던 중 25장에서 악마가 드러나지만 이미 그 앞 장에서 이미 악마의 기운이 다른 사람을 통해 들어와서 아드리안과 무의식과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악마는 곧 천사와 동전 양면과 다를 바 없다는 설득력에 방점을 찍는 그런 내용의 글이었다. 토마스 만은 그런 것을 옹호한 인물을 특이한 외모에 대해 섬세한 묘사까지 하고 있는데, 아드리안이 할레 대학에서 들은 ‘종교 심리학’을 강의한 슐렘푸스 강사였다. 그는 뭔가 마술사 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에버하르트 슐렙푸스라는 강사였는데 당시 그는 두 학기 동안 할레 대학..

독서 기록 2023.06.29

파우스트 박사 8 (feat. 자유의 의미&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오늘 새벽에 토마스 만의 22장을 읽다가 문득 내가 좋아하는 이탈리아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가 연출하고, 영국 배우 팀로스가 주연을 맡은 이 떠올랐다. 파우스트 박사 2장의 아드리안이 추구하는 음악의 세계와 영화 속 주인공 나인틴 헌드레드가 선택한 삶과 맥락이 비슷하다고 여겨졌다.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22장에 아드리안은 자유과 구속이 한쌍이라는 것을 피력한다. 맞는 말이야. 멋 모르고 자유에 대한 기대에 들떠 있을 때는 얼마 동안은 자유가 기대를 충족해 주지 하지만 주관성이 문제 될 때 자유란 다른 말이 되지. 주관성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기 자신을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할 때가 있으니까. 주관성은 언제 가는 스스로의 힘으로 창조적일 수 있는 가능성을 회의하게 되고, 객관적인 것에..

독서 기록 2023.06.20

밀라노 여행 (feat. 최후의 만찬)

오늘 곰브리치의 를 다시 읽을 생각으로 책을 펴다가 2018년 이탈리아 여행 때, 관람하기 어렵다던 밀라노 산타 마리아 델라 그라치에 (Santa Maria delle Grazie)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을 보러갔던 그 날이 문득 생각이 나서, 이 작품에 대해 글로 정리해 보고 싶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은 산타 마리아 델라 그라치에 수도원의 식당 벽화에 그려진 작품이다. 오랜 시간과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해야 되나. 아무튼 보존 상태는 좋지 않았다. 전쟁을 겪으면서 훼손이 많이 되어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그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 레오나르도가 어떤 방식으로 성경 이야기를 끌고 갔는지에 눈을 돌렸을 것이다. 이 그림에는 동일한 테마를 다룬 이전의 그림들과 ..

여행 기록 2023.06.15

일상의기록 (feat. 명상에 관하여)

뭔가 모를 미래의 두려움에 눌려, 아니 그 두려움을 스스로 만들기도 했던 어린 시절... 그 두려움에 실체가 없으며, 단지 나 안에서 그 두려움을, 나 자신이 만들고 있었음을 깨우쳤다면, 그리고 그것을 깨우쳐줄 좋은 멘토라도 있었더라면, 책을 가까이 두었더라면, 아마 그 두려움에 쓸데없는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멘토가 곁에 있다 하더라도, 효율적인 방안이 책에 쓰여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오직 나 스스로 깨우치기 전까지 행동으로 이어지기 쉽지는 않았다.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현존'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행동의 결과물에 연연해하지 마십시오. 그 행동 자체에만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그 행동에 대한 결실의 열매는 저절로 열릴 것입니..

삶의 기록 2023.06.13

파우스트 박사 5 (12장, 13장)

토마스 만의 소설 의 주인공 아드리안이 천재 음악가의 성장에 미친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의 주위 환경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다. 오늘은 1부의 12장, 13장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아드리안은 신학을 전공으로 택한다. 그가 옮긴 할레라는 곳은 신학 안에서의 전통과 문학 그리고 교육학의 전통들이 혼재되어 있는 도시이며, 그가 다닌 할레 대학은 그 당시 종교적인 논쟁으로 들끓고 있었다. 여기서 아드리안은 신학을 공부하였는데 그가 왜 이 전공을 선택했을까 라는 의문은 아마도 이 소설의 중반부나 되어서 풀리지 않을까 싶다. 12장에서 14장에 언급되는 이야기들은 크리스천이 않은 나로서는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신학의 위상이 절대적인 가치로서가 아니라 역..

독서 기록 2023.06.12

미술 사랑(feat 빈센트 반 고흐)

미술에 관심이 있기 시작한 것은 한 6년 7년쯤 된 일이다. 주위에 변화가 올 때는 천천히 변화가 오기도 하지만 한꺼번에 그 변화가 밀려오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독서와 여행과 미술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게 된 것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미술 작품에서의 시작은 런던 여행 때 방문한 ‘내셔널 갤러리’에서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관람했을 때이다. 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이지만 렘브란트의 자화상 안에서 그의 영혼을 본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 이후 서양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E.H. Gombrich의 을 읽었다. 참 신기하게도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시발점은 렘브란트와 고흐의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아 미술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런 경우이다. 그렇게 두 대가를..

삶의 기록 2023.06.11

파우스트 박사 3

천재 음악가 아드리안의 유전적 영향을 준 부모님을 이야기를 이전 티스토리에 정리해 보았다. 이번에는 아드리안이 자라난 환경적 요인의 영향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한디. 아드리안'이라는 천재 예술가가 만들어지기까지 주위의 크고 작은 영향력이 우리 주인공에게 미쳤다. 아직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지만 아드리안의 주위로부터 받는 영향력은 부모님에게서 받은 영향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아마 그래서 지혜로 은 맹자 어머니는 아들의 성장을 위해 3번이나 이사를 갔나 보다. 마부 토마스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그는 애꾸눈으로 유난히 마르고 키가 컸지만 등에 커다란 혹이 달린 곱사등이었다. 그는 곱사등위에 꼬마 아드리안을 자주 태우곤 했다. 나중에는 우리 대가가 내게 자주 단언했던 바로는 그 곱사등은 아주 실용적이고 ..

독서 기록 2023.06.08

삶을 반성하다

의 16괘, 상육효에서 이런 글이 나온다. Dark delight reaches the top. How could it last long? 기쁨에 끝이 있다는 말이다. 한도 끝도 없이 기쁜 일은 없다는 것이다. 기쁨이 늘 지속되기를 바랐고 기쁨을 추구하는 삶이 좋은 삶이라고 생각했다. 을 읽으면서 배우게 된 것 중 하나는 좋다 나쁘다는 감정은 삶을 지치게 만들고 평안한 삶을 오히려 방해한다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삶은 파도의 변화처럼 늘 좋고 나쁜 상황이 반복될 뿐만 아니라 이 좋다 나쁘다는 것도 결국 내 마음에서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법륜스님의 반야심경 강의에도 이와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즐거움과 괴로움은 따로 있지 않고 동전의 양면처럼 결합되어 있습니다. 즐거움이 곧 괴로움이 되..

삶의 기록 2023.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