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여정을기록하다 106

일상의 기록 (feat. 스승의 날)

선생이랍시고 가르친 지도 20년이 되어간다. 오늘 스승이라고 시간 내서 연락 주고 말 걸어준 제자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바빠서 연락하지 못한 친구들도 문득 어느 날 나를 생각해 준다면 그 또한 감사하고 감사하다. 나도 이 만큼 성장하기까지 도와준 스쳐간 많은 스승들에게 인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유독 학생들에게 예술활동 하는 것을 권장하셨다. 그래서 학예회 때 의상 구해서 입고 연극했던 기억이 난다. 그 추억은 사춘기 때 남들처럼 공부해서 점수에 맞는 전공을 택하는 것이 싫어 연극 영화과 가겠다는 것까지 이어진다. 고등학교 입학해서 연극반에 못 들어가게 말린 엄마 때문에 하고 싶었던것을 하지 못했던 아쉬움과 반항심도 컸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누..

삶의 기록 2023.05.15

일상기록(feat. 독서와 일의 연결)

대학시절 내 전공은 연극학이다. 그래서 대사를 읽고 배우들 연기를 보고 들으며 그게 적절한지 고민해서 알려주고 분석하며 함께 작업하는 일이 이제껏 20년 가까이 한 내 직업이었다. 이런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 중에 하나는 안 보이는 공간을 읽어내는 힘을 기르고 그 안 보이는 것을 시각화시켜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이것이 예술작업의 핵심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내 생각이 프리초프 카프라가 쓴 을 읽으면서 더 확고해졌다. 배우들이 하는 대사가 글자 문장의 나열을 암기하고 인물의 감정표현의 중요성으로 이해되기보다는, "인물의 에너지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았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두 가지가 같은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흐름"의 측면..

삶의 기록 2023.05.14

죽음에 대한 통찰 (feat. 토마스 만)

토마스 만의 도 그렇지만 에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을 토마스 만이 보다 젊었었을 때 써서 그런지 모르지만 죽음에 대해서 더 진지한 묘사로 접근한다. 반면에 작가가 나이 들어 쓴 에서는 죽음에 관해 객관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기술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현세의 삶에는 잠시 적응하는 듯해 보였지만 폐렴과는... 오랫동안 끈질기게 투쟁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이겼는지 졌는지는 제대로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지금은 엄숙하고 평화로운 표정으로 관대 위에 누워 있었다... 할아버지가 이제 임시로 적응하던 현세에서 엄숙하게 벗어나 자신에 걸맞은 본연의 모습으로 최종적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할아버지로서가 아니라 죽음이 실제의 몸 대신에 끼워 놓은 실물 크기의 밀랍 인형으로 생각된..

독서 기록 2023.05.12

독서기록 (feat. 금강경 &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토마스만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까? 이 책을 두 번째 읽고 읽는 중이다. 확실히 두 번 읽으니, 처음에 모르고 지나쳤던 앞에 상황들이 뒷부분과 연결되면서 고개가 끄덕이지는 부분이 많다. 토마스 만이 이 소설에서 이 집안의 몰락에 대한 불행을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전부였을까? 그것만은 아니다. 극의 구조는 한 집안의 몰락 얘기를 다루고 있다. 몰락의 징조들이 이 책의 첫 장면, 새집으로 이사 온 부덴브로크 가족들의, 손님 초대 만찬과, 장남 고트홀트와, 차남인 영사와의 재산상의 갈등부터 뭔가 몰락의 징조들이 시작된다. 호화스러운 집과 왁자지껄한 초대 손님들과 만찬의 화려함, 이 이면에는 뭔가 이 집안에 짙은 어둠이 천천히 드리워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 부르주아 가정의 쇠퇴가 우리에게 주는 ..

독서 기록 2023.05.11

독서를 하면서 드는 생각들

2017년쯤부터 시작해 오던 독서지만 초반에는 읽는데 급급해서 기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독서량만을 따지면 적은 분량은 아닐 듯한데 그때마다 기록을 해놓지 않아 읽었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심지어는 내가 읽은 지도 모르고 그 책을 검색한 적이 있다. 그래서 요즘은 기록을 하려고 하는데 읽고 싶은 게 많아, 읽는 속도가 느려지니 그것 또한 속상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 욕심, 집착, 내려놓아야 한다.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얼마간은 기록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삶이 달라졌다. 만약에 책이 없었다면 삶을 지금처럼 긍정적이고 반성하고 때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현재의 삶이 있지 않았을 것이다. 살면서 실제로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이 책을 읽는 것보다 중요하다...

삶의 기록 2023.05.09

독서 기록 (feat.이탈리아 구두)

여행 가기 전 여행하는 나라의 문학을 찾아서 읽어 보는 편이다. 왠지 그러면 여행하는 나라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그 책을 가지고가 기내나 숙소에서 틈틈이 읽는 것도 여행의 일부가 되었다. 스톡홀름 여행 때는 헤닝 망겔의 를 읽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다. 젊었을 때는 두려움이 크다. 살아온 시절을 돌이켜 보면 걱정부터 하고, 결과가 좋지 않을까 봐 지레 짐작해서 하고 싶은 어떤 일들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나이가 들어서 그 당시 일들을 돌이켜 보면 두려움들로 감정 낭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하면 될 일을 쓸데없이 걱정하느라 에너지를 다 소진시켰다. 그런데 이것을 신의 섭리라고 해야 하나 우주의 섭리라고 해야 하나 그 두려워하던 일을 피했다 싶으면, 생각지도 못..

독서 기록 2023.05.08

일상의 기록 (feat 도심 공원)

2019년 독일 베를린 여행때 도심 공원 숲을 산책하면서 숲 근처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속으로 바란 것뿐인데 2019년 코로나 터지기 직전 예상치 않게 이사를 하게 되었다. 운 좋게도 아파트 주변에 숲이 있는 공원이 있어서 거의 매일 산책을 하고 있다. 도시 여행을 하면서 빼놓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면 도심 속 숲이 있는 공원을 가보는 것이다. 도심의 공원은 시민들 뿐 만 아니라 낯선 여행자에게도 좋은 안식처이기도 하다. 따스한 햇살과 함께 새소리 들으며 현지인처럼 돗자리 깔아놓고 커피 마시며 책도 읽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아니면 가벼운 조깅이라도 하면, 좋을 것이다. 숲이 있는 동네 공원길을 산..

삶의 기록 2023.05.07

스톡홀름 여행기록(feat.공연)

스톡홀름에서 여행에서는 왕립연극 극장(Dramaten)에서 연극 세편, 스웨덴 왕립 오페라 극장 (Kungliga Operan)에서 무용극 한편을 관람했다. 스웨덴 왕립연극극장은 내가 지낸 숙소와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공연 후 마음 편하게 돌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이 극장을 가면 거기를 지나치는 사람에게 웃음 짓고 인사할 수 있는 두 개의 조각상을 볼 수 있다. 스웨덴의 대표 극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August Strindberg 1849~1912)와 스웨덴 여배우 마르가레타 크로크(Margareta krook1925~2001), 조각상이다. 숙소에서 출발해서 미술관이나 그 밖의 관광지를 가려면 거의 ‘왕립연극극장'을 지나야 했는데, 이 위대한 두 예술가의 조각상은 낯선 여행자에..

여행 기록 2023.05.05

바르셀로나 여행기록 (feat 공연관람)

내가 유럽의 도시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수준 높은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이 있고 한국보다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온라인 예매사이트로 쉽게 표를 예매하고 티켓도 모바일에 저장해서 사용하니, 공연을 보기 위해 줄 서서 티켓을 사야 할 필요가 없다. 지난가을 스페인 여행 첫 장소인 바르셀로나에서 연극 한 편, 오페라 한편, 플라멩코 공연 한편을 관람했다. 런던 파리 베를린 스톡홀름 암스테르담 비엔나에서 관람한 공연들은 대부분 좋았다. 유럽 공연장 시스템의 기술력은 놀랍다. 뛰어난 조명기술과 화려한 무대 세트는 우리가 따라가기에는 아직 멀었다. IT 강국인 대한민국, 예술 강국 유럽, 공연을 전공한 나로서는 후자가 더 부럽다. 물론 도시 안에서도 대표 격인 공연장..

여행 기록 2023.05.04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에서 조이한은 “미술은 때로 깨달음을 주는 대상, 그것도 매우 훌륭하고 흥미로운 대상" 이라고 말한다. 르네 마그리트의 걸작 “The Lovers” 는 조이한의 말대로 매우 훌륭하고 흥미로운 대상 그 자체이다. 르네 마그리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오해다. 동시에 사랑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연인들은 불완전한 상대를 앞에 두고 완전하다고 상상한다. 상상력이 있기에 우리는 사랑을 할 수 있다. ‘상상력이 있기에 사랑한다..

삶의 기록 202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