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7

스톡홀름 여행기록(feat.Moderna Museet)

1년 전 여행한 스톡홀름에서 사랑하게 된 곳 중 하나가 현대 미술관(Moderna Museet)이다. 20세기 현대 미술이 전시되어 있는 이곳은 번잡한 시내 중심가와 약간 벗어난 언더위 고즈넉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소박하고 따스한 느낌이 나는 이 미술관 내 레스토랑이 참 좋았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았었고, 그날마다 약간씩 메뉴가 달라지는 했다. 여행 기간동안 두번 다녀왔는데 처음 방문할때 먹은 베지테리언 메뉴와 다른 종류의 베지테리언 음식이 있었다. 스톡홀름 식당은 모두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단이 항상 메뉴에 포함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곳 식당이 좋았던 것은 음식을 주문하면 김치와 샐러드 그리고 빵을 마음껏 먹을수 있다. 바다가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주문한 가지 덮밥과 김치를 먹으니 여..

여행 기록 2023.05.01

여행 기록 (feat. food)

여행을 혼자 다니기 시작한 초반에는 여행지 맛집 블로그를 알아보고 그 식당을 찾아다녔다. 그런데 블로그 추천 맛집들은 손님들이 많고 명성에 비해서 가격은 싸지 않고 맛의 질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구글 평점을 신뢰하다가 그 또한 작년 스페인 40일 여행에서 환상이 깨졌다.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굳이 맛집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현지의 건강한 음식을 싸게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럽은 대형마트에 우리나라 보다 싼 과일 야채 특히 마트에서 파는 빵은 무엇보다 질이 좋고 가격이 싸다는 점이다. 여행지 마트에서 충분히 싸고 건강한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제는 숙소 예약이 완료되면 주위의 대형 마트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 생각을 제대로 실천하기..

여행 기록 2023.04.21

비엔나 여행 기록 (feat 에곤 쉴레)

프랑스 영화 를 보면, 두 여주인공 아델과 엠마를, 오스트리아 대표 화가 ’ 에곤 쉴레’와 ’ 구스타프 클림트’로 비교하는 장면이 나온다. 원초적이고 본능적이며 순수한 느낌을 주는 아델은 ’ 에곤 쉴레’ 이성적이고 성공 지향적인 엠마는 ‘구스타프 클림트‘ 프랑스 파리의 많은 여행객들이, 루브르 박물관의 를 보러 가는 것처럼, 비엔나 여행자 대부분은 클림트의 대표작 를 관람할 것이다. 두말할 필요 없이 는 아름답고 멋지다. 반면에 쉴레의 작품은 클림트처럼 화려한 장식미는 없지만 따뜻함이 느껴지고, 짙은 무거움에도 미소 짓게 만드는 유연함이 있다. 영화에서도 아델이 엠마보다 더 매력적이게 다가왔던 것처럼, 인간적인 순수함이 느껴지는 쉴레가 나는 더 좋다. 비엔나 레오폴드 미술관에 쉴레의 작품들이 많다. 무엇..

여행 기록 2023.04.18

스톡홀름 여행 기록

내 여행의 1순위는 미술관 관람이 되었다. 어느 날 문득 이 겁보가 혼자 여행이 가고 싶어 졌고, 여행지 미술관 관람의 시작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읽게 되면서부터이다. 이 책에서 이탈리아 화가 조토의 그림을 보고 뭔가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을 받았고, 조토의 프레스코화를 보기 위해 이탈리아 파도바에 가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물론 몇 년 후 감사하게도 그곳에 직접 가서 조토의 프레스코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또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렘브란트 "자화상"을 보고 어느 순간 렘브란트의 영혼을 본 듯한 착각에 빠지고, 빈 센트 반 고흐를 사랑하게 되어, 이제는 여행지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미술관 관람이 되었다. 이렇게 여행, 미술 감상, 책 읽기는 지금까지 내 삶에 원천이 되었다. 역시 스톡홀..

여행 기록 2023.04.15

스페인 여행 기록

돈키호테를 5년 전쯤에 읽고 세르반테스의 영혼을 사랑하게 되었다. 지금은 영문본 돈키호테를 매일 한 장씩 읽고 있다. 매일 한 장씩만 읽으니 지금껏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아직 읽고 있다.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다 읽을 수 있을 거라 예상된다. 2022년 가을 40일간 스페인 여행을 혼자 다녀왔다. 스페인 여행을 결심하게 된 여러 이유 중의 하나가 돈키호테의 나라이기도했고 마드리드 에스파냐 광장에 있는 돈키호테 동상을 보고 싶었다. 돈키호테와 산쵸 세르반테스 조각상 사진을 찍고 한참을 조각상 앞에 서있었다. 돈키호테의 갑옷은 낡아 돈키호테의 삶을 보여주고 있었다. 돈키호테가 타고 있는 말 로시난테는 돈키로테와 한 몸이다. 무서워서 달아나고 때로는 무참히 상처 입는 로시난테는 조각상에서도 짠함이 ..

여행 기록 2023.04.13

변화를 위한 진통 (feat 마의 산)

지난겨울 토마스 만의 을 읽었다. 소설에서 인상 깊은 것은 시간과 계절에 대한 작가의 설득력 있는 시각과 거기서 오는 삶의 통찰이다. 우리는 한정된 언어의 틀 안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에 문자 너머에 세상을 읽어내지 못한다. 그 이상을 생각하지 못하고 자만과 좌절에 빠져 산다. 오늘은 계절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 "틀림없이 눈이 올 거야." 요아힘이 대답했다. "우리는 이런 바람을 잘 알고 있어. 이런 바람이 불면 썰매길이 생기지." "말도 안 돼!" 한스 카스트로프가 말했다. "아직 8월 초잖아."... 중략... 한스 카스트로프는 완전히 겨울로 변한 풍경을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스팀이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 "이제 너희의 여름은 끝난 거야? 한스 카스트로프가 사촌에게 신랄한 반어조로 물었..

독서 기록 2023.04.12

토마스 만 <마의 산>공연 관람

토마스 만은 집요하고 주도면밀하고 세밀하며 관찰력이 탁월하게 뛰어난 작가이다. 그의 글에 반했다. 한마디로 뇌섹남이다. 토마스 만과의 인연은, 올해 2월 비엔나 여행 계획을 짜면서 대학시절 연극사에 배웠던 역사와 전통을 지닌 왕실 극장“Burgtheater(부르크 극장) 토마스만 공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이다. 그래서 미리 예매를 온라인으로 하고 갔다.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를 좋아하고 있었기에 그 동시대에 살았던, 토마스 만의 작품이 궁금했다. 2018년 베를린 여행에서도 토마스만 작품을 공연하고 있는 극장이 있었다. 그때 토마스 만도 희곡 작품이 있구나라고만 생각하고 무심코 지나쳤다. 관람하지 않았다. 역시 알아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말은 맞다. 그때 토마스 만의 가치에 무지했다. 아무튼 ..

여행 기록 2023.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