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 67

독서기록(feat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토마스 만의 을 읽고 있는 중이다. 스물다섯 살에 이 소설을 토마스 만이 쓰다니 대단하다 싶다. 젊은 나이에 어떻게 삶에 대한 통찰력을 이렇게 깊이 가질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아직 2권 초반부를 읽고 있는 중이지만 오늘 새벽에 읽은 구절이 마음에 와닿아 정리해 보고자 한다. 가문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삶을 바치고 살아가는 주인공 토마스 영사는 조금씩 집안의 몰락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다. 여동생 안토니에게 말한다. "그때 넌 나한테 이렇게 말했지. '이제 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어야 할 것 같아! 그 말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 그때는 네 말이 옳은 것 같았어. 시의원 선거가 있었기 때문이지. 난 행운을 잡았어. 여기에서 집이 솟아올랐지. 하지만 '시의원'과 집은 피상적인 것일 뿐..

독서 기록 2023.04.22

스스로의 혁명

심리치료사인 친구가 해준 말, 자신의 정신 문제를 상담받은 후에도 반드시 내담자(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직시하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돈 주고 상담만 하면,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치료사가 고쳐 준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조한경의 에서, 환자가 약이나 의료기술이 자신의 병을 고쳐줄 수 있다고, 그것만 믿고 의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식이요법 운동 등 자신이 병을 고치려고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고는, 근본적인 자신의 병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먹는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면, 어떤 좋은 약을 먹은들 소용없다는 얘기였다. 사실 쉬운 것 같지만 어려운 일이다, 음식 조절한다는 것은. 독서도 마찬가지인듯하다. 진실된 다독가들이 일관되게 하는..

독서 기록 2023.04.20

가장 중요한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feat 호흡)

나는 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말을 좋아한다.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눈앞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눈앞에 보이지 않는 것도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의 이 구절을 읽으면서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이 글은 세상을 다르게 보려는 계기가 되었다. 당연하게 보이는 것들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벌어진 현상 이면의 것들에 대해서 더 파악하고 세밀히 드려다 보려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 눈으로 읽히지 않는 세상이 더 중요하고 그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는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본질’은 뭐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당연히 늘 거기에 있기에 대수롭..

독서 기록 2023.04.19

반야심경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업식, 고정관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듯이 저마다 자기 업식을 통해 세상을 보고 판단하면서도 자기는 실상을 보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중략... 이와 같이 우리가 경험적으로 아는 세계 속에서 진리라고 믿었던 것이 사실은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진리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경험한 사실. 내가 믿는 종교, 내가 사는 나라와 지역을 바탕으로 형성된 윤리나 도덕은 절대적인 진리일 수 없습니다. 지금과 여기 나의 생각과 경험을 떠나 다른 조건에서는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옳고 그름이 생겨날 수 있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의 반야심경 강의 중에서- 법륜 스님의 반야심경은 스님의 금강경 강의보다는 쉽게 읽혔다. 금강경 강의도 다시 읽어보려고 마음먹고 ..

독서 기록 2023.04.17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면의 도덕적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잘 아는 사람의 삶은 더 쉽고 더 자유롭습니다. 저는 그 증거를 곧 잘 목격합니다. 이 우주는 마구잡이로 흘러가는 무심한 곳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존재는 공명 합니다. 우주는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 이면에 있는 의도에 반응합니다. 우리가 내보낸 것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세상은 세상 그 자체의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지요. 세상은 우리의 모습으로서 존재합니다. 중에서 우리 인간은 단지 자신 앞에 들리는 말과 보이는 행동에 따라, 반응하기에 급급하지만, 우주는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이 아닌 그 이면에 있는 '의도에 반응' 한다는 이 글귀가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우주는 섬세하고 그 미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에, 우리에게 드러나지 않는 ..

독서 기록 2023.04.16

변화를 위한 진통 (feat 마의 산)

지난겨울 토마스 만의 을 읽었다. 소설에서 인상 깊은 것은 시간과 계절에 대한 작가의 설득력 있는 시각과 거기서 오는 삶의 통찰이다. 우리는 한정된 언어의 틀 안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에 문자 너머에 세상을 읽어내지 못한다. 그 이상을 생각하지 못하고 자만과 좌절에 빠져 산다. 오늘은 계절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 "틀림없이 눈이 올 거야." 요아힘이 대답했다. "우리는 이런 바람을 잘 알고 있어. 이런 바람이 불면 썰매길이 생기지." "말도 안 돼!" 한스 카스트로프가 말했다. "아직 8월 초잖아."... 중략... 한스 카스트로프는 완전히 겨울로 변한 풍경을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스팀이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 "이제 너희의 여름은 끝난 거야? 한스 카스트로프가 사촌에게 신랄한 반어조로 물었..

독서 기록 2023.04.12

베니스에서의 죽음

은 구스타프 말러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토마스 만은 자신의 죽음 가까이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어떤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 성찰하며 쓴 글이라고 여겨진다. 토마스 만의 단편 소솔 , , , 에서 일관되게 자신의 예술적 기질과 성향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한다. 작가로서의 명성이 주는 대가 다움에 대한 기쁨에 만족하지 않고 늘 결핍을 느낀 듯하다. 토마스 만은 내면 깊이 간직하고 있던 ‘타락한 정신’ ‘보헤미안 기질’을 표출하고 싶은 예술가로서의 간절한 열망을 늘 갈망한다. 의 주인공 구스타프 아센바흐는 베니스로 여행을 떠난다. "탈출하고자 하는 충동. 미지의 새로움을 동경하고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면서 모든 짐을 덜고 모든 걸 망각하고자 하는 충동... 중략... 그를 마비시킨 ..

독서 기록 2023.04.10